저 오솔길을 따라가면 호그와트가 나온다고!

 

 주말이고, 또 내일이면 연휴가 끝나는 것이 아쉽다는 생각도 들어서 이번 주 초부터 보려고 마음먹었던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기 시작했다. 독서실을 다녀온 다음에 보다보니 1편도 다 못보고 중간에 잠들었지만, 여전히 근 20년 전 어느 극장에서 부모님과 함께 관람했던 1편의 추억이 떠오르곤 했다.

 지금봐도 참 재미있는데, 정작 영화관에서 봤을 당시엔 그렇게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는 생각도 든다. 너무 어려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나의 경우엔 소설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뭐 어찌되었건, 좋은 영화가 있고, 그 영화로 인해 내가 잠시나마 즐거운 추억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즐거운 일이다.

 헤르미온느가 이제서야 좋아졌다. 역시 나는 너무 어렸다. 어릴 때는 그저 깍쟁이 같은 느낌에 저런 참견쟁이는 피곤해! 라는 생각만 있었는데, 나이들고 보니 세상 똑부러지는 당찬 인물이다. 저런 사람은 뭘 해도 잘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사람으로서 존경할 부분이 많이 느껴졌다. 하긴 나같은 머글 입장에선 마법사들이라면 위즐리 가문의 누구든 존경스럽기는 매한가지이긴 하다.

 

그것도 모르다니? 같은 표정이다. 아는 게 없어 걱정이다 나도..

 

 그리고 이어서 즐거운 꿈을 꿨다. 꿈 꾸다가 웃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왜 하는지는 이해할 수 없는 실험이었는데, 무슨 오케스트라 공연장 같은 무대에서 서로 다른 브랜드의 자동차 2대를 연결해서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실험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실험이 잘못되었는지 중간에 펑! 하고 폭발이 일어난다. 다친사람 하나 없는 폭발이었지만 문제는 그로 인해 어딘가 하수구가 터졌는지 마치 온천수가 뿜어져나오듯 우리가 아는 그 진흙빛 무언가가 쏟아져나왔다. 사람들은 혼비백산 난리가 났고 나는 폭발 직전에 뭔가 촉이 와서 기가 막힌 타이밍에 그 장소를 빠져나와있었다.

 이 상황 자체가 너무 웃겨서 자면서도 내가 웃고 있다는 것을 느낄 정도였다. 귀에 주전자 물끓는 소리가 들렸으니 웃고 있던 것이 확실하다. 아무튼. 상당히 웃긴 꿈이었기에 잊어먹지 않을려고 글에 남겨둔다.

20.1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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