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낭만도 자유로움이 전제되어야 느낄 수 있는 것..

'열받게 하잖아~'

 요즘 유행하는 문장이라고 한다. 앞에 욕설이 붙어있는데 붙이지 않아도 의미전달엔 문제가 없어 떼어냈다. 보통 이 문장이 쓰이는 상황은 상대방의 생각이나 말, 행동에 대해 우리가 과하게 분노하거나 역정을 내고, 왜 그러냐는 다른이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사용되는 듯하다. 

 즉, 누군가의 사고방식이 우리로 하여금 분노를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당연히, 분노의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밖에 없고 분노의 수준도 높낮이가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엔, '남의 노력과 희생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분노를 느끼는 편이다.

 자유와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이 자유롭게 살아가며 행복할 수 있는 이유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응당 해야하는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공간에 거주하는데 한 번도 쓰레기를 버리지 않거나, 소득이 없어 누군가가에게 금전적인 의지를 한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차라리 이런 문제는 쉬운 편이다. 만약 심리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우 다른 사람의 에너지를 뺏어가기도 한다. 아무리 달래줘도 도무지 해결되지 않는 불안한 정서상태를 지닌 사람을 경험해본 사람은,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 많은 이야기를 종합해서 설명해보고자 한다. 인간의 짧은 삶 속에서 자유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에 딴지를 걸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그 자유를 누림에 있어 최소한의 전제조건은 만족해야함을 잊지는 말자.

'스스로 먹고살 수 있는 능력은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시대가 달라졌음을 실감하는 몇 가지 단상 중 하나는, 나이와 관계없이 소득창출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어린 아이가 짜장면을 맛있게 먹어 수십억을 벌어들이는 것이 가능해진 시대다. 예전에는 이런 소득창출의 기회조차 없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즉, 지금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며 노동을 통해 돈을 버는 것만이 유일한 수입원이 되는 시대가 아닌 것이다.

 이 말은 해석하기에 따라 잔인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이제는 학생이라서, 아직 어리니까 등의 사회적 유예기간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기 떄문이다. 돈을 번다는 관점에서는 그렇다. 

 반대로 해석하면, 자신이 매력과 능력만 갖출 수 있다면 나이와 상황, 조건과 무관하게 생계를 유지할 소득 정도는 벌어들이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미성년자라고 마냥 공부만 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생계유지를 위한 시도조차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자원을 소비하는 것에 당연하다는 듯이 행동하는 것은 곤란하다. 최소한 미안함이라도 보여준다면 이해의 여지라도 있을 텐데, 심지어 행복감과 자유를 느낀다? 우리의 감정은 다시 글의 첫 문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 열받게 하잖아~'

20.10.2.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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