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살아만 있으면 된다.

 

 어제 들었던 배우의 사망소식은 시간이 갈수록 감정을 흔들었다. 그 배우가 출연했던 영화와 드라마를 즐겁게 봤었고, 내가 배우에 대해 알고 지낸 것도 15년이 넘었기 떄문이다. 그 만큼 오랜 시간 나의 시간과 함께 있었던 분이었다.

 삶을 마감한 이유를 우리가 다 이해할 수는 없다. 온갖 추측이 난무하지만 확실한 설명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다만 이 분과는 별개로, 이미 한국을 넘어 세계 곳곳에서는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경우가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원인으로는 우울감이 자주 거론된다.

 나는 우울감에 대해서 많이 느끼진 않는 편이다. 우울감보다는 불안과 걱정을 훨씬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러한 감정의 구분을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스스로를 우울하다고 생각해서, 삶을 그만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기에, 내가 우울하지는 않다고 믿고 사는 것이다.

 하지만 우울감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 느낌을 알고 있다. 사춘기시절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내가 경험했던 그 감정은, 분명 우울감이 맍을 것이다. 단순히 사춘기를 경험하며 겪어야하는 감정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괴로웠기 떄문이다. 

 만약 내가 경험했던 그러한 우울감을 지금 누군가가 경험하고 있다면, 그건 분명 자신의 삶을 뒤흔들만큼 큰 위험으로 간주해야만 한다. 다른 무엇보다도 자신의 감정을 돌보기 위해서 모든 시간과 자원을 사용해야만 한다. 그냥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다와 같은 생각으로 견디려고 하면 안된다.

 하지만 아직 본인이 우울한지, 그렇지 않은지 모호하게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경우엔 감정의 치유방법이 좀 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정도 상황이라면 우울함을 다른 행동과 경험을 통해 잠시 잊고 사는 것도 가능하기 떄문이다. 집에만 있으면 안된다. 그렇다고 사람들을 만나라는 것은 아니다. 혼자서라도 뭐든 하자.

 글을 쓰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산책을 다니거나 풍경을 구경하러 다니자. 이것저것 다 귀찮다면 시키는 일만 하면 되는 근로활동을 해보자. 아무 생각없이 일을 하다보면 흐르는 땀과 올라간 체온이 내 속의 담긴 우울감을 씻어내려줄 것이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일단 하는 것. 그것이 제일 중요하다.

20.9.2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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