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도 아마 꼭대기 만들 때가 제일 힘들었을 것이다.

 

 예전에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던 적이 있다. 그 사람의 설명에 따르면, 프로는 매일 해왔던 같은 일은 언제 어디서라도 똑같이 반복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가수를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가수들은 자신의 유행곡을 수천번은 더 불렀을 것이다. 그렇게 해낼 수 있다면 그 가수는 역시 프로일 것이다.

 이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 내가 프로가 아니라는 증거를 온 몸으로 느끼고 있기 떄문이다. 지금 15편은 넘게 쓰고 있는 것 같은데, 정말이지 온 몸을 쥐어짜내는 기분이 든다. 배는 고프로 눈은 침침하고 왼쪽 어깨는 찢어질 듯 묵직하며 찌릿한 통증이 온다. 그럼에도 내가 포기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2가지다.

 진짜 마지막 고비라는 생각 떄문이다. 당연하다. 이제 2편만 더 쓰면 100편이 달성되는데, 여기서 하루 더 미루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9월30일이 원래 목표일이었는데 내가 이걸 50일가까이 단축시켰으니, 얼마나 훌륭한 업적인가, 그래서 지금 겨우 버티고 있는 것이다.

 다른 이유는 이 자체가 내가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 힘들고 짜증나는 순간을 넘고 나면, 분명 다음 번에 비슷한 일을 할 때는 지금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학습효과이다. 갑각류 곤충들이 허물을 벗을 때 엄청난 노력과 고통이 따른다고 한다. 그 딱딱한 껍질을 탈피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결국 해낸다. 한낱 곤충도 해내는 일을 위대한 영장류인 인간이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러니 자신의 온 몸이 짜증폭발할 것 같은 상태가 되었을 때, 때려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 때, 그 때부터 조금만 더 해야한다. 저번 글에서도 말했듯 이게 성장의 과정이고 탈피하는 중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러면 좀 버틸 만하고, 성장의 증거는 다른 일을 할 때에도 반드시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버텨야 한다. 더군다나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인데 여기와서 포기하기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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