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같은 분위기라곤 하나, 진짜 가족은 아니듯, 가족은 내가 아니다.

 

 가족도 남이다라고 하면 이런 대답이 귀에 멤돈다 '우리가 남이가?' '남 맞다'가 내 대답이다. 세상에는 나 이외에는 전부 남이기 때문이다. 내 입장에선 남인 그들도 자신의 입장에선 자기 외엔 남일 것이다. 이 무슨 이상한 말인가 하니, 가족이라고 모여사는 이들 역시 자신 외엔 남이라는 것을 인정해야만, 배려하며 사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특이하다. 남들한테 친절과 배려를 잘만 하면서 가족한테는 유독 거칠게 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가족도 다른 사람인데? 가족이라고 해서 내가 가족인 사람들과 텔레파시가 통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들도 나와 같이 한 사람의로서의 자아를 가지고 있으며, 고민과 걱정이 가득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당연히 개인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와 꿈이 있거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 추구하기엔 가족구성원으로서 해야할 일이 있기에, 포기하고 살았을 것이다. 부모의 입장에선 그 이유가 자녀일 것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낳았으면 책임을 져야지! 맞는 말이다. 그런데 어느 정도까지 포기하고 책임져야하는지에 대한 기준은 있어야 한다.

 부모니까 당연히 희생해야 하고, 자식이니까 당연히 효도해야 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나는 이런 관념들이 갈등을 만드는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가족도 원래는 남인데,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같이 살아가는 존재들인 만큼, 남들을 대하는 것보다 더 많이 배려하고 양보하며 살아가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정의 화목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가족이라고 해서 당연히 해줘야 하고, 포기해야하는  것은 어쩌면 없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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