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사람 많은 곳에서 풀파티를 해야만 춤을 출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스의 작가 니코스 카찬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보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 쫄딱 망하고 나서 어찌할 줄 모르는 주인공에게 조르바는 제안한다. "일단 춤이나 춥시다!" 무슨 헛소린가 싶지만 생각해보면 이미 망해버린 마당에 슬퍼한다고 하늘에서 돈이 떨어질리 만무하다. 일단은 기분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작가의 묘지에는 이런 말이 쓰여있다고 한다. (이 작가의 묘지에 가보는 것은 나의 오랜 꿈이기도 하다, 북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사막의 시로코 바람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는 소설의 첫구절을 경험하고 싶어서이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

 만약 누군가 내가 적은 100편의 글이 읽기 부담스럽다고 한다면, 나는 그냥 저 3 문장을 소개해줄 것이다. 그만큼 저 문장에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자유를 실천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춤이다.

춤을 춰야 한다.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귀에 이어폰을 끼고, 술도 있으면 좋다. 술을 한두모금 마신 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방에서 혼자 흐느적거리는 것도 훌륭한 나만의 축제이자 향연의 공간이 된다. 좀 더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조명에 신경을 써보는 것은 도움이 된다. 노래방의 그 이름모를 화려한 조명, 다이소에서 3천원이면 구할 수 있었다.

 아직도 나는 내가 포도주를 마시고 숙소에서 혼자 음악과 술에 취해 온 몸이 땀에 젖을떄까지 혼자 춤추었던 그 기억이 생생하다. 뭐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 날만큼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즐거웠던 적이 없다. 생각해보면 그 좋은 것을 왜 잊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언제든지 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걱정많고 답답한가? 아무도 안볼테니 방에서 춤을 춰라. 실컷 어깨가 빠질 말큼 팔다리를 휘두르고 머리를 흔들어라. 방음되는 밀폐된 공간이라면 소리를 질러도 좋다. 힘들면 바닥에 누워도 된다. 누가 본다고 뭐라하겠는가? 혼자 있는데. 이렇게 춤추고 노래하고 살면 인생이 안 즐거울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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