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미드나잇의 장면이 떠오르는 사진이다.

 

 오늘 구청 관계자와의 미팅이 있고 나면 당분간 바쁜 일은 없다. 다시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새로운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새로 올라온 채용 공고도 준비해야하며, 데이터 교육도 틈틈히 수강하고, 디지털 강사를 하게 되었으므로 거기에 맞는 일도 해야한다. 나아가서는 소설쓰기와 에세이 적기도 해야하니 여전히 바쁠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오늘은 조금 특별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오늘 미팅은 꽤 중요하기 때문인데, 이 미팅의 결과에 따라 내 삶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기 떄문이다. 하지만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아무것도 확실한 것은 없다. 원래 그런 것이 일이라는 것의 특성이긴 하지만.

 사실 그렇다. 뭔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를 하나하나 따져가며 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우리는 그저 할 수 있는 만큼 준비를 해서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의 노력을 최대한 담아서 준비해내는 것 밖에는 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준비라는 것이 처음부터 마음에 생각한 것만큼 잘 될리가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완벽주의자 이야기로 넘어갈 것인데, 완벽주의자들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자신의 생각만큼 결과치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럴 바에는 하지 않는것이 낫다고 착각해버리는 것이다.

 준비라는 것은 레고를 조립하는 것처럼, 처음에는 무슨 모형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지만, 계속해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다 보면 결국은 자신이 뭘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을 쌓아가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20.9.24.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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