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봐봐! 자네가 망설이는 사이에 기회의 빛이 꺼져가고 있다고!!

 

 회사를 다니다보면 순간적으로 찾아오는 안도감을 경험하게 된다. 내가 대충 일해도 월급은 들어오고, 죽을만큼 싫었던 선배와 상사와도 미운정이 들었는지 이젠 잔소리도 자장가처럼 들린다. 결혼하면 지원금도 나오고 자녀 학자금도 회사에서 나온다고 하니 걱정을 덜었다. 집을 마련하는게 좀 걱정이긴 하지만 대출받고 갚아나가며 집값만 오르면 큰 문제는 안생길 것 같다. 그래, 내가 아프지만 않으면 50대까지는 맘 편하게 다닐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순간 잊어버린 것이다. 회사는 나의 노동과 시간을 가져가는 댓가로 돈과 복지를 준다. 그리고 우리가 지불한 시간은 우리로 하여금 다른 능력과 기회를 가질 가능성을 포기하게 만든다. 물론 퇴근 후의 시간은 내것이긴 하지만 그 떄는 육체와 정신의 피로함이 나의 시간을 수면에 사용하게 만든다.

 그래서 회사를 다니며 막연하게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이다. 차라리 사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의 경우 위기의식이 강력하게 머리에 자리잡고 있어 좀 낫다. 문제는 소위 정년이 보장되는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안정된 생활 덕분에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보일 기회를 너무나 쉽게 포기한다.

 내 이야기를 조금만 하면, 나도 정년이 보장되는 공공기관에서 근무했었다. 진급이 어렵다고는 해도, 나의 경우 50살까지는 얼마든지 근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워낙 잘나고 똑똑한 분들이 많아, 진급하실 능력이 있는 분들은 다들 다른 길을 찾아 나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도 그만두었다. (물론 나는 똑똑하지 않았기에 지금도 고생하고 있다)

 이유는 많지만, 가장 큰 원인은 30년을 다녀도 내가 전혀 행복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30년 근속 표창을 받는 부서 내 직원을 보며 내가 든 생각은 '나는 저 표창을 받고 싶지 않다'였다. 고생을 하더라도 악착같이 노력해 내가 지닌 가능성을 무한히 표출해보이고 싶었던 것이다.

 후회가 없지는 않다. 지금까지 다녔으면 연봉이 5천은 되었을 테니까. 그러나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없다. 어차피 시간은 꽤나 흘렀고, 내가 살면서 한 번도 생각한 적 없었던 지금의 이 공부를 하는 것 자체가 인생을 2번 살아가는 기분이 들고, 이 기분이 꽤 즐겁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정말로 '어떻게든 되게 해야한다'는 심정으로 살아간다. 이 절박감은 나의 능력을 상승시키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이러면 내 기준에선 꽤 잘 살고 있는 것이다. 그냥 가만히 있는다고, 월급 받는다고 어떻게든 되는 것은 없다. 그리고 그렇게 살고나면 은퇴할 즈음이 되어서 후회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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