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아름다워 보이는 풍경이지만, 창문 속 세상은 악몽일지도 모른다.

 

 내가 길거리에 가서 아무나한테 질문할 수 있고, 대답을 들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상상을 해보자. 나의 질문에는 솔직하게 대답해줘야 한다. 내가 물어볼 질문은 딱 한가지다.

"지금, 혹은 요즘 마음이나 기분 상태가 어떤가요?"

 나는 대답을 듣지 않아도 어떤 답이 많이 나올지에 대해서 이미 예상을 할 수 있다. 70%이상의 답은 아래와 비슷할 것이기 때문이다. 확신을 하고 있다.

"외로워요" / "힘들어요" / '나 빼고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요" / "우울해요" / "사는게 괴로워요"

 그 마음, 내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나도 그랬었고, 지금도 한 번씩은 마음 깊은 곳에서 잊을만하면 불쑥 솟아오르는 감정들이 이런 것들이니까 쉽게 잊어먹지도 못한다. 그런 순간이 나의 감정을 지배하려고 들 때마다, 내가 찾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바로 망치의 철학자 [니체]다.

니체야말로 내 삶에 휴식과 삶의 의지를 가져다 준 철학자다.

 

"삶이 괴롭게 느껴지고 머리에 생각이 많아 힘들다면 일단은 잠을 자라,

자고 일어나면 많은 고민들이 사라져있을 것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中-

 아니 이게 철학자의 말인가 싶을 정도로 니체는 언제나 명확하게 설명하였다. 사람들은 니체의 저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어렵다고 하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철학을 전공할 것도 아닌데 복잡하게 그의 사상을 이해할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니체의 사상을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찾아서 읽었다. [니체의 말]이었다.

 니체의 사상은 매우 확실하였다. 지금 살아있는 이 순간을 긍정하라! 과거는 현재의 내가 행복하게 살면 저절로 추억으로 여길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강해져야 한다. 나를 가로막을 순 있을지라도 나를 죽일 수는 없는 것들이라면, 우리는 그 모든 것을 극복하며 나아가야만 한다. 우리의 삶에 유일한 목적은 자신을 극복해가며 하루하루 달라지는 것이다.

 그렇게 어제보다 나은 자신을 만들어갈 때, 매일의 삶은 축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 살게 되더라도, 지금과 같은 선택과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살아가야만 한다. 이것이 내가 이해한 니체의 사상이다.

 너무나 멋진 사람이 아닌가! 그는 한 마디로 '결코 좌절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를 힘들게 하는 일들에 대해선 한 마디로 정리한다. "그게 뭐? 그냥 정면승부하면 되는거야.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구" 이런 느낌을 주는 니체이기에, 나는 마음이 힘들어질 떄마다 니체를 떠올린다. 그러면 마치 이런 상상을 하게 된다.

 바다의 한 가운데 있는 절벽 위에 홀로 서있는 나 자신이 보인다. 바로 앞은 절벽일 것 같다는 공포감에 휩싸여 한 걸음을 내딛는 것조차 하지 못하고 망설인다. 그 때 누군가 뒤에서 내 왼쪽 어깨에 손을 올린다. 뒤 돌아보니 니체가 서있다. 그는 입가에 웃음을 지어보이며 눈으로 말한다. '야, 저거 별거 없어, 그냥 가면 되는거야' 아무 근거도 없는 말이지만, 그의 웃음을 보고 있으니 내가 왜 그렇게 혼자서 걱정하고 고민했는지, 괜한 짓을 했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리고 나는 한 걸음을 내딛는다. 마치 바다 앞에 놓인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몸이 아래로 빨려내려가는 기분이 든다. 이제 죽는구나...! 니체 말을 괜히 들었어! 눈을 질끈 감는다. 그런데 이상하다. 엄청난 고통이 따라와야할텐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뭐지? 내가 죽은건가? 이해할 수 없다. 나는 절벽에서 떨어졌는데? 살며시 눈을 떠본다.

 내가 죽을 것처럼 생각했던 그 절벽의 높이는, 내 다리길이보다 낮았던 것이다.

  안도감에 온 몸의 힘이 빠져나감을 느끼면서, 혹시나 하고 뒤를 돌아보니 니체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다. 그리고 웃음을 지어보이며 말을 한다.

"거 봐라, 내가 말했잖아, 별일 안생긴다고!"

삶이 괴롭고 힘들다면, 니체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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