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한명의 가치는 뭘로 평가받을 수 있는가

 

 좋은 것인지를 따지기에 앞서, 내가 살면서 확실하게 느끼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돈을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사람의 평판이 바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평판이 항상 같은 기준으로 내려지는 것은 아니다. 돈을 많이 쓴다고 꼭 좋은 평판을 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무슨 소리인가

 돈을 많이 쓰면 낭비하거나 사치부린다고, 허세가 심하다는 평판을 받기도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들을 위해서 쓰는데도 그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이런 소리를 할 때가 있다. 참 인간의 마음이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는 것이 이럴 때 쓰는 말인가 싶기도 하다.

 돈을 쓰지 않으면 더 빨리 평가받는다. 돈을 쓰지 않는다는 행위 자체도 문제지만, 내 생각에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돈을 쓰지 않으려고, 혹은 어떻게 해야할지 이것저것 계산하며 머리를 쓰는 모습을 보여줄 떄다. 차라리 처음부터 단호하게 돈 쓰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싫어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돈을 써야 사람들에게 최소한 욕이나 먹지 않을까? 내 생각에 몇 가지 기준이 있다. 첫 번째로는 내가 불렀으면 내가 사는 것이다. 이것은 당연한 것인데 내가 상대방을 불러서 상대가 나와 만난다는 것은 곧 상대의 시간을 구매한 것이기에 식사나 음료의 대접은 내가 상대의 시간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니 당연히 사야 한다.

 두 번째는 의외성이다. 뭔가 사람들이 필요한 순간이다 싶을 떄가 있다. 가령 야근을 한다고 했을 때, 저녁을 먹은 지 시간이 꽤 되어서 다들 배가 고플 순간인 것이다. 그럴 때 미리 간식거리를 주문해서 동료들에게 선사하는 것을 가끔씩 하면 좋다. 자주할 필요도 없다. 2~3달에 한 번만 보여줘도, 평판이 나빠지진 않는다.

 마지막으로 남들보다 먼저 나서는 것이다. 미묘한 순간이 가끔씩 있다. 누군가 돈을 써야만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럴 떄는 그냥 내가 먼저 나서는 것이 좋다. 물론 자신에게도 큰 부담은 없어야 한다. 이에 대한 부작용은 이런 상황이 생길 때마다 사람들이 나만 처다보며 기대하게 된다는 것인데, 여기서부터가 중요하다.

 지금부터는 선택의 영역인데, 돈을 좀 쓰는 호구로 남을 것인지, 선을 확실하게 지키는 사람으로 남을 것인지의 기준점에 왔기 때문이다. 평판만 따지만 전자가 더 좋다. 전자는 갈등이 생겨도 상대적인 우위를 점하게 된다. 그리고 호구에게 기대하는 사람들은 호구가 돈을 쓰지 않게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심리적 목줄이 차인다는 것은 깨닫지 못한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돈은 많이 쓸 수밖에 없다.

 판단은 자신의 몫으로 남겨둔다.

20.7.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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