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지 않는 말 중에 하나가 '니가 참아'이다. 여기서 오해하면 안된다. 무작정 참지 말고 제멋대로 표현하라는 뜻으로 하는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해당 상황에 대해서 충분히 불만을 가질 수 있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눈치, 뭔가 하면 곤란해질 것 같은 기분 때문에 포기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물론 전제는 있다. 되도록이면 공손하고 예의를 갖춰서 하는 것이다. 그러면 반론이 들어온다. 이렇게 정중하게 이의제기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콧방귀도 안뀐다는 것이다. 맞다.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이 드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패악질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그것은 계속하는 것이다. 귀찮을 만큼, 정중하게.
나의 사례를 들어보겠다. 나는 독서실에 다니고 있고, 7개월을 향해 달려간다. 이제 이용할 수 있는 기간이 10일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이 독서실에는 적폐라고 봐도 좋을법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좌석점거다. 밤에 좌석을 잡아두고 오전 느지막히 돌아와서 원래 좌석에 앉는 사람들이 있다. 나처럼 아침 일찍 오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로 인해 불편을 겪는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은 다양하다. 직접 당사자에게 화를 낼수도 있고, 그게 불편하다면 역시 돈을 받은 관리자에게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될 수 있다.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 문제를 5개월 째 이야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나는 전자의 방법을 여전히 쓰지 않는다. 오직 관리자에게 이런 상황이 생길 때마다 이야기를 한다. 그 이유는 다른 사람들과 얼굴을 붉히며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는 것. (나는 비양심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이 지적되었을 때 더 화를 내는 경우를 수없이 경험했다). 그리고 관리자가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여기서 결코 잊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항상 정중하게 문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리자도 나와 같은 사람일 뿐이다. 현재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은 비단 귀찮아서만은 아닐 것이다. 그 사람에게도 나름대로 고민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내가 참을 수는 없으니, 의견을 표현하되, 정중하게 전달할 뿐이다.
실제적으로 독서실을 이용할 시간이 10일가량 남은 상황에서, 뭐하러 이런 일을 하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독서실의 실제 개선 여부와 관계없이 계속 문제제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하지 않으면 나는 내 속에서 그 때 말을 하지 못한 것을 계속해서 후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서 지금 불만을 이렇게라도 해소하지 않으면 나중엔 아주 괴상한 방식으로 흉심을 품게 될지도 모른다. 사람은 항상 이런 부분을 경계해야 한다.
그래서 해결 여부와 관계없이, 나는 내 마음을 정당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계속해서 훈련하고, 실행에 옮겨본다. 처음엔 쉽지 않았지만, 이것도 연습이 쌓이다보면 결국은 잘 하게 된다. 분노의 감정은 풍선에 들어가는 공기와 같다. 잊어버려지지 않고 계속해서 저장되고 있다. 바람을 빼지 않으면 언젠가는 터진다. 그게 어디서 터질지도 알 수 없다.
그러니 불만이 생기면, 그때그때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20.6.2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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