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저물어가고, 나의 생각도 흩어져간다.

 

거짓말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기억할 필요가 없다.

 이 말은 내가 만났고, 또 좋아했던 사람이 나에게 해준 말이다. 당시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참 괜찮은 말이다 싶어 두고두고 기억을 떠올리며 말의 의미를 새기곤 한다. 어려운 말은 아니지만, 삶을 살아가면서 큰 도움이 될 말이기 때문이다.

 이 말의 진정한 의미는 '그렇지 않으면'에 있지 않을까 싶다. 즉, 반대로 문장을 해석해보는 것이다. 사람이 만약 매일같이 거짓말을 하고 살아간다면, 그 사람은 만나는 사람마다 자기가 무슨 거짓말을 했었는지 기억을 떠올려가며 행동해야 한다. 그 자체로도 엄청나게 피곤한 일일 뿐더러, 항상 말의 아귀가 맞아떨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한 번의 실수로 인간에 대한 믿음이 깨질 수도 있는 위기의 상황을 매 순간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또 하나의 의미는, 거짓말하지 않는 사람이 풍기는 매력에 대해서이다. 우리는 크고작은 거짓말을 하고 살아가기에, 반대로 거짓없이 솔직하고, 자신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내가 하고 싶고,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됨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해내는 사람에게는 자연스럽게 매력을 느끼기가 쉽다. 그렇듯, 거짓말 없이, 꾸미지 않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불빛 하나에 거짓말 하나가 쌓여간다.

 

 내가 이 글을 쓰게된 것은 어느 유튜브에서 본 사람에 의해서였다. 그 사람이 올린 영상을 즐겨보던 때가 2018년 여름 즈음이었다. 당시에는 그 사람도 영상을 올리는 것이 초창기라, 별로 보는 사람도 없었고 그래서였는지 영상에 담긴 모습이 자연스럽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즐겨 보다가 삶이 바빠지면서 자연스레 영상을 안보게 되었다.

 어제 우연히 생각이 나서 근 2년만에 그 사람의 이름을 검색해보았다. 과거에 영상을 보던 때는 생각도 할 수 없었을 만큼의 높은 구독자수와 조회수를 기록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그의 최신 영상의 제목은 '죄송합니다'였다. 무슨 일인가 싶어 확인해보니 사람들이 거짓말로 느끼거나 자신들을 속이고 기만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행동을 한 듯했다. 거기에는 돈이 관련되어 있었다.

 참 매력적이고 가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사람이었는데, 욕밖에 없는 댓글창을 보다보니 무수한 생각이 머리에서 피어올랐다. 사람 인생을 이래서 모른다고 하는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동시에 역시 돈과 거짓말을 정말 주의해야한다는 별 것 아닌 이야기가, 다시금 마음에 새겨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그리고 따뜻하고 다정하게 살아가자.

그거면 충분하다.

20.5.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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