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에서 즐겁에 야구를 보고, 잘 준비를 한 뒤 노트북을 켰는데,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이것저것 해보다가 안되길레, 짜증을 내며 잠이 들었다. 총을 든 남자에게 쫓기는 불쾌한 꿈을 꾸고 일어났는데, 새벽 4시, 너무 일찍 눈이 떳다. 뒤척거리다 새벽에 일어난 김에 일찍 독서실에 왔다. 다행히도, 아침에 와이파이는 정상적으로 잡혔다.
살다보면 이런 날이 종종 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잘 되는 것들이 작동하지 않았을 때, 그제서야 일상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여기다 글을 적을 수는 없지만, 조금 전에도 너무나 난처해질 뻔한 일이 일어났다. 아마 굉장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짜증이 나야하는가, 아니면 적당하게 수습이 된 것에 고마워해야 하는가, 그건 알 수 없다.
다만 이런 생각은 든다. 뭐가 되었던, 어느 순간 예측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잘 안될 수도 있다는 것. 그걸 새삼스럽지만 다시 한 번 느낀다. 잘 되고 있더라도, 잘 안되고 있더라도, 그것이 영원할 것이란 생각을 하지는 말자. 결국 어느순간에 갑자기 확 바뀔 수도 있다. 별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오늘 겪은 경험과 생각을 묶어보았다. 그러니 또 연결고리가 없지는 않은 듯하다. 참 신기하지.
나는 지금 잘 안되고 있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자. 어느샌가 잘하게 되어 있을 수 있다.
나는 지금까지 안된다는 것에 걱정해본 적 없는 일이 있다. 그것은 평소에 너무 잘 작동하고 있어서, 존재하는지조차
종종 잊어먹는다. 그러나 그런 일들이 어느 순간에 갑자기 안될 수도 있다. 대비하기보다는,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알고만 있도록 하자.
그게 다다.
20.5.14.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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