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시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새벽5시에 눈을 뜨게 되었다. 여기에는 2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모기. 모기가 들어왔는지 몸에 모기 물린 자국이 몇 군데 보인다. 모기를 잡고 보니 피가 맺혀있늘걸 보니 내 피가 분명하다. 일단 여기서 짜증이 난다. 그리고 집에 사는 다른 사람들의 소음이 두 번째 짜증의 이유다. 원래도 좋은 감정이 없었기에, 그들의 이야기소리는 나에게 더 큰 짜증을 불러온다. 결국 평소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집을 나오게 된다.
생각해보면 원인은 밖에 있었지만, 짜증을 내는 것은 내가 한 것이다. 아침에 도시락을 싸주는 엄마에게 짜증을 낸 것이다. 욕지거리가 튀어나올 정도의 짜증을 냈다. 엄마는 도대체 뭘 잘못했는가,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다. 내가 짜증을 이기지 못해 화를 낸 것이 전부다. 전부 내가 잘못한 일이다. 후회스럽다. 서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감정하나 제어하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화가 난다.
부모가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할 줄 모르는 나에게 너무나 자책해고싶어졌다. 어제부로 끊겠다고 다짐한 담배도 다시 피우게 된다. 나는 왜 이렇게 모자란 인간인 것인가, 쌓이는 지식만큼, 아니 그 절반이라도 내 마음이 성장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 마음수련이 지식공부보다 어렵다고 하는가보다. 쉽지 않다. 그리고 나를 다치게하고 다른 이에게 상처를 준다. 짜증내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 다 내가 모자라서 그런 것이라는 사실을, 짜증이 나는 그 순간에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안된다면, 나는 여전히 못배운 사람이요, 부족한 인간일 뿐이다.
이 다짐은 또 얼마나 갈 수 있을까? 내일 아니 오후만 되어도 다 잊어먹게 되는 것은 아닐지, 벌써부터 두려워진다. 내 삶을 좀 더 평안에 다다를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아침부터 여러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폭풍처럼 몰아친다. 나는 왜 발전이라고는 없는 것인가. 주어진 것에 감사할 줄 모르는 인간일까.
내가 싫어지려고 한다.
20.5.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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