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현재 상황이 어렵다. 수입도 없고 심지어 가족 중에도 돈을 버는 사람이 없다. 하루하루 그동안 벌어둔 돈을 까먹어가며 살아가는 인생 줄어가는 것은 돈이고 늘어가는 것은 주름과 나이일 뿐인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신기한 것이 하나 있다. 별로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과거의 고통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너무나 불안해했고 마음의 고통을 많이 경험하였기에, 그 경험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다. 이런 점에서 내가 지닌 장점은, 과거에 별로 행복했던 적이 없기에 현재를 너무 힘들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과거에 너무 잘 살았거나 그랬다면, 지금의 고통을 훨씬 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많이 여유로워졌다는 것이다. 이게 체념인지 순응하는 것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다만 확실히 예전보다는 마음에 안정이 생겼다.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그렇다. 남들은 하루하루 힘들어서 눈물이 난다는데 나는 그렇지는 않다. 아마 예전의 나였다면 나도 마찬가지로 눈물흘리고 그랬을지 모르겠다. 다만 지금은 아니다. 그저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나씩 해나가며 결과를 받아들이고, 받아온 결과로 다음 선택지를 준비하고, 그 뿐이다.
이런 삶이 가능해지려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차분함이다. 머리가 복잡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하루하루 매일매일 해나가는 것이 쌓여가야 한다. 그러면 어느새 남들보다 조금은 나아져있다. 나는 그것을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얻은 것이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내가 가진 장점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오늘 누군가의 댓글을 읽다보니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아프기 전까지는 건강의 중요성을 절대 모른다는 것이다. 매우 공감가는 내용이었다. 내 가족이 돈도 없는데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적어도 아프지 않았기 때문이다. 각자 나름대로의 건강관리를 한다. 꾸준하게 말이다. 그것은 정말이지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생각해보니 이런 장점도 있구나...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좋은 일이었다.
나이 든다는 것의 장점을 말하기엔 내 나이 만29세가 너무 어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20세를 기준으로 보면 10년이 지난 것이니, 나름대로의 소회를 말하기엔 적당한 나이라는 생각을 했다. 좀 더 나이가 들면 생각이 바뀔까? 그건 잘 모르겠다. 다만 지금은 내 나이를 좋아한다.
20.5.13.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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