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우리에게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친해졌다 싶으면 '말 놓을께'를 쉽게 꺼내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이 나쁜 의도로 그렇게 한다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다. 오히려 호감과 친근함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2020년의 기준으로 생각해봤을 때,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은 행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성년일때 만난 관계가 아니라면, 존댓말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좋다.

 비단 존댓말 뿐 아니라, 친해졌다는 것을 이유로 이전보다 말과 행동이 더 거칠어지는 것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 말이 달라졌다고 상대방이 달라지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말을 하게 되었는데 행동이 무례해지면 패널티가 더욱 커진다는 것을 이해해야한다. 반대로 좀 무례하게 행동이 나갔더라도, 존대를 기본으로 하는 사이라면, 그 존댓말이 자신에게 보험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사회가 갈수록 혼란해지고 있다. 어른과 미성년의 구분, 선배와 후배의 구분이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 여담이지만 한국이 코로나19사태가 발생한 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개인 단위에서도 잘 실천한 원인을 분석한 글이 있었는데, 글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코로나가 발발하기 전부터 이미 혼밥,혼술,혼자놀기 등등 이미 혼자서 뭔가를 해나가야한다는 것에 충분히 익숙해졌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라고 해서 특별할 것이 없었다는 것이다. 나는 이 주장에 깊게 공감하였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것이 비단 물리적인 거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인간교류의 측면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예전처럼 허물없이 친하게 지내는 관계는 점차 줄어들고, 혼자만의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타인과의 관계는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다.

 그런 사회가 이미 왔기 때문에 우리는 존댓말을 해야한다. 그들이 원하는 거리두기를 우리가 배려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그들이 원하는대로 하지 않고 우리 편하자고 친하게 지내려고 하면 그들은 불쾌감을 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차라리 이 글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한다. 그러나 그렇진 않을 것 같다.

20.8.1.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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