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외로울 때는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질 때가 많다. 특히 내 심정이 이러한데 나한테 조금이라도 잘해주거나 배려해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의지하고 싶은 마음은 주체할 수 없이 커져만 간다. 그리고 나 역시 그동안 다른 사람들도 많이 도와주었고, 앞으로도 배려와 양보하며 살 것이니, 지금 내가 힘드니까 조금은 다른 사람에게 기대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강을 하게 된다.
안된다. 단호하게 다시 말하겠다. 그럴수록 더 단단해져야 한다.
사람의 특징이 있다면 '반드시 익숙해진다는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괴로운 상황에서도 결국은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진다. 그리고 견딜수록 버텨내는 힘과 요령이 생겨 마침내 이 난관을 극복할 기회를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 사람의 의지와 노력이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고난의 상황에 익숙해질 때까지 참고 버텨내는 것이다.
하지만 익숙해진다는 것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고 기대는 것도 계속해서 하다보면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의지하게 우리는 변하게 된다. 지금 내가 받고 있는 타인의 배려는 아주 특별한 것인데, 매일같이 누리다보니 그것에 대한 감사함을 잊어먹게 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심지어는 더 많은 배려와 기대고싶은 마음이 생겨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의 종착점에는 사소한 오해와 순간의 말실수에서 비롯된 갈등이 기다리고 있다.
안다. 내가 너무 잔인하게 말을 한다는 것.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누군가 내 사정이 딱하다는 것을 알아줘 나에게 배려의 손길을 건네주는 상황이 되었다. 여기서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배려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마음만 받을게, 나는 스스로 이 고비를 넘겨보고 싶어"
당신의 입장에서 도움을 주려했던 상대가 이런 말을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아 이 사람은 괜찮으니까 그냥 신경을 꺼야겠다' 이런가? 오히려 감동을 내가 받게 되면서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어지지 않던가? 그리고 도움을 넘어 뭔가 존경심마저 생기게 된다. 내가 이런 사람과 동반자로서, 동료가 되어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는 상상도 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런 상황이 훨씬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닌 파트너로서 장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건설적인 관계. 이것이 진정한 인간관계의 최종 목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관계가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앞서 말했듯 자신의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해 보이겠다는 의지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20.7.31.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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