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유독 심한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자꾸만 해결방안을 알려주려고 하거나, 뭔가 내가 생각하는 옳다는 것을 가르쳐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물론 가끔씩은 이런 방식을 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인정해야겠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는 것 말이다.
잠시 새는 이야기지만, 나는 이번에 지원했던 모 기관의 면접에서 불합격을 했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무엇이 문제였을지에 대해서 말이다. 당장은 2가지 정도가 떠올랐다. 하나는 너무 말이 많았다는 것. 나머지 하나는 그 것이 내가 너무 잘보이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잘보이려는 수단이 말을 많이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 가보는 곳인데다, 경험이 충분히 쌓이지 않아서 나도 긴장을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뭘 그리 긴장했던 것일까, 차라리 목소리가 크지 않더라도 차분하게, 호들갑을 떨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간결하게 전달했으면 그것 만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내가 경험을 하고 나서야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과의 대화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내 생각을 자꾸만 말하려고 애를 쓰지 말고, 그저 차분한 마음으로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때로는 더 상대방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같은 말이지만, 일단 말을 하려고 하지 않고 들어보고, 천천히 말하려고만 하면 마음도 차분해질 수 있을 것이다. 여유라는 것도 이런 데서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말을 많이 할수록 불필요한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결국 중요한 이야기를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내 경우가 딱 그러하였다. 만약 다음 번에 면접의 기회가 주어진다. 그 때는 시간이 짧아져도 좋으니 핵심만을 차분하게 말한다는 것. 그것을 유일한 전략으로 가져갈 것이다. 참 역설적이다. 잘 보이는 방법은 오히려 가만히 있는 것이라는 점 말이다.
생각해보면 그저 들어만 주는 것이 쉬울 것 같지만, 막상 해보면 참 여러운 것이다. 그래서 연습이 필요하다. 처음엔 의식적으로라도 가만히 있으려고 해야한다. 말을 하고 싶어도 한 번을 참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많은 말을 하는 대신, 짧은 말로도 핵심을 전달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면 상대방의 말을 다 듣고도,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전부, 제대로 전달할 수 있게 된다.
내가 실패를 통해 얻은 이 교훈을, 이 글을 읽은 누군가는 실패하지 않고 배웠으면 좋겠다.
20.7.15.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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