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해야한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게으르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뿐이다. 같은 말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나는 다르다고 본다. 부지런하다는 것은 하지 않아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 부분에 마음을 쓰고, 나아가서 만약 이걸 한다면 나에게 더 좋은 결과를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연다는 의미로 생각하고 있다.
게으르지 않다는 것은 부지런함의 최소한이라고 생각한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내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 하지 않는다면 거의 확실하게 나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들을 하는 것. 즉, 하지 않을수록 시간과 기회의 손실을 발생시키는 일들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게으르다는 의미다. 반대로 그런 일들을 하는 것은 최소한 게으르지 않다는 것.
왜 게을리 살면 안되는 것인가? 우선은 게으름 역시 시간의 소비를 가져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사람은 무언가를 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대부분의 일은 일정 기간의 시간소비를 필요로 한다. 혹은 무언가 일을 할 때는 주어진 시간 내에 해야만 하는 일도 있다. 흔히 신청기간이라는 것들이 정해져 있는 일들이 그렇다. 그런데 게으름 역시 시간을 소비하기 때문에, 내가 필요로 하는 일에 사용해야하는 시간을 줄어들게 만든다. 결국 시간의 저울이 게을리 사는 쪽으로 많이 기울어지게 된다면, 나는 내가 해야만 하는 일, 하지 않는다면 불이익이 생기는 일에 사용할 시간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소소한 예를 들자면, 나의 경우 매일 아침에 독서실을 가는데, 내가 좋아하는 좌석이 5개가 있다. 나는 이 좌석에 앉아서 공부를 할 때 가장 집중이 잘 되고 편안함을 느낀다. 그런데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것은 나 뿐만이 아닌 듯하다. 그래서 좌석 차지를 위한 경쟁이 있다. 보통 아침 7시10분 전에 도착하지 않으면 나는 원하는 좌석에 앉지 못한다. 별 수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을 차지하기 위해선 반칙을 하거나 일찍 일어나 독서실로 향하는 수밖에 없다. 당연하게도 나는 후자를 선택한다. 그리고 하루를 즐겁게 공부하며 보낸다.
이야기를 조금 달리 표현하자면, 게으름의 댓가는 처음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조금 게으르더라도 그걸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해보이고, 더 좋은 대안도 있는 것처럼 생각이 든다. 혹은 그것 좀 안하더라도 인생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란 생각도 하게 된다. 하지만 시나브로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표현처럼, 자신의 마음 자체가 게으름에 무뎌지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새 나의 삶을 바꾸어나가기 보단, 지금 이 상태에 만족하며 안분지족의 마음으로 살아가게 된다.
이것이 꼭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마음가짐과 행동이 자신이 가진 타고난 능력과 가능성을 발현시킬 기회를 앚아간다는 것을 계속해서 인지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그래서 최소한의 타협점으로 부지런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게을러지지만 않도록, 해야하는 일만 그 시간에 하는 것. 그것부터 시작하는 것을 제안한다. 사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쓰고 싶은 내용이 있지만, 아직은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부드럽게 전달하기엔 내 능력이 부족하다. 그래도 간략하게나마 전하고 싶은 것은 있다. 자신의 게으름은 다른 사람에게 상처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상처는 자신에게도 상처로 돌아올 수 있다. 언젠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쓰고 싶다.
20.7.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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