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너무나 가슴아픈 소식을 접했다. 한 연예인이 자신의 감정을 글로 적으며, 그동안 얼마나 많은 고통을 참고 견뎌왔으며, 그로인해 자신의 정신이 고장나버렸다는 것, 그리고 자신을 이런 상태로 만든 누군가에 대한 분노와 원망을 글에 담아낸 것이다.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온 그분에게, 여전히 삶은 평안과 여유를 허락하지 않은 듯했다.
이런 일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은 무수히 많을 것이라고 감히 짐작한다. 다들 여러가지의 이유로 감정을 표현하고 있지 못할 뿐,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마음에서 쉴새없이 요동치는 태풍같은 감정의 뒤틀림 때문에, 앞으로 더 살아가는 것이 옳은 일인지조차 판단이 서지 않는 상황이 하루에도 몇 번이고 반복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타인인 내가 그분들에게 조언이나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어찌보면 오만한 것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심리적으로 괜찮은 상태이니, 내가 하는 말은 당신에게도 도움이 될거야라는 착각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이런 말을 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몇 번이고 되돌아보게 된다. 결국 내가 이 공간에 적는 글은 누군가를 위로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나도 살아오며 감정에서 비롯되는 고통을 경험했던 사람으로서, 내가 그 감정을 나름의 방식대로 해소하였던 방법에 대한 하나의 예시일 뿐이라는 것 정도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은 정말로 다행이라는 기대도 동시에 생긴다.
내가 생각했고, 실행했던 방법은 사실 간단하다. 어떻게든 용기를 내어 [표현하는 것]이다. 형식에 사로잡히지 말고, 나에게 고통을 준 대상에 대하여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바로 표출해야만 한다. 그리고 [빨리 해야한다]. 참으면 참을수록 마음의 풍선은 터질정도로 커지게 된다. 이런 상황이 오기 전에 바람을 빼는 것이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절제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령 우리는 사춘기시절,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일이 적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경우는 다르다.
아무리 어리다 하더라도, 자신이 그냥 분을 못이겨 화를 내는 것과, 사람과 상황에 의해서 분노와 고통을 느끼는 것은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후자라는 생각이 든다면 주저하지 말고 그 고통을 드러내어 상대방에게 알려야 한다. 상대방의 마음에 그래도 양심의 가락이 남아있다면, 그 순간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볼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행동에 조심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선은 여기서 상황이 종료되길 기대하여야 한다.
하지만 나의 감정표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자신이 정당하고 내가 잘못되었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럴 때는 둘 사이에서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 내 감정표현을 들어줄 사람의 범위를 확장시켜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그 사람과 [싸울]준비를 해야 한다. 주먹다짐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감정과 감정의 대립에 따라 갈등이 생기는 것을 각오해야한다는 것이다.
사실은 이런 상황이 오는 것조차 억울할 수 있다. 내가 도대체 왜 이런 상황을 겪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것이 자신이 뜻한 대로만 흘러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 정도는 받아들여야 한다. 누군가 말했듯 인생은 예측이 아닌 대응의 반복이라는 것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가온 상황과 사건에 대해서 최선의 방법을 생각해내고, 그 생각을 현실에 실현시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도 크고작은 마음의 상처로 고통받는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냅니다.
20.7.4.토
'나의 생각을 담는 곳 > 하루 한 번의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겁먹지 않아도 괜찮다. (0) | 2020.07.05 |
---|---|
강자는 생각이 없다. 약자는 생각만 많다. (0) | 2020.07.05 |
부지런함은 차치하고, 게으르지라도 않도록 살아간다면 충분. (0) | 2020.07.03 |
나는 그들의 이웃이 되기에 적합한 사람인가 (0) | 2020.07.02 |
아무 생각없이 하고만 있어도 마냥 좋은 것들이 있다면 (0) | 2020.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