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노력이란 무엇인가?
내가 생각컨데, 이 질문에 대해서 확실한 답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은 결코 많지 않다. 질문을 들으면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가지고 대답은 그럴듯하게 할 수 있겠지만, 그 대답은 유통기한이 짧아서 얼마안가 다시 물어보면 대답이 달라질 것이다. 중요하지 않아서인가? 그렇진 않다.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다 노력의 결과물 아닌가.
노력을 정의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반대말처럼 쓰이는 '타고난 재능'이라는 것을 먼저 생각해보고, 다시 노력에 대해서 고민하기로 방향을 바꾼다. 이게 좀 더 쉬워보였기 때문이다. 재능이라는 것을 잘 설명하는 단어는 내 생각에 '가성비'다. 투입한 노력에 비해서 뽑아내는 결과물이 아주 훌륭한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 우리는 그 분야에 대한 재능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재능이 없거나, 재능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종종 허탈감에 빠진다. 그리고 빠지지 않고 좌절로 이어진다. 나는 노력해도 안될꺼야 라는 식의 마음이다. 이 때는 아무리 좋은 말로 격려해줘도 의미가 없다. 이 사람들의 생각에는 이미 자신은 패배자이고, 재능있는 사람들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사실인지에 대해선, 좀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 꼭 그렇진 않다.
첫 번째로 생각할 지점은 꼭 재능있는 사람과 경쟁해야 하며, 그 사람을 이겨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내가 그래도 세상이 좀 살만하다고 느끼는 것은, 세상에 a부터z까지 모든 분야에 있어 나보다 뛰어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었다. 당신이 중요하지 않게 생각해서 그렇지 나보다 재능 많은 사람이 나보다 못한 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히 찾아보면 있다. 외모, 성격, 재산, 취미활동, 자존감, 심리상태, 환경, 부모, 친구관계 등등 정말 그 사람을 이겨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철저하게 생각을 이어가서 내가 그 사람보다 더 나은 지점을 찾아라. 아니면 여기서 노력할 지점을 찾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슨 말이냐면, 지금은 좀 애매하지만 내가 조금만 노력하면 저 사람보다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을 찾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부분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노력하면 된다. 당신이 생각한대로,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금새 발전할 것이다.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자신에게 강점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쌓아가면 된다. 그러면 어느 순간에 나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것들을 많이 가진 사람이 되어 있다. 이게 중요하다.
두 번째로, 재능이 없어도 된다는 것이다. 억지로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없는대로 또 적당히 살아가도 되는 것이다. 왜 나는 부자로 태어나지 않았냐고 아무리 소리쳐봐야 달라지는 것도 없다. 재능도 마찬가지다. 이럴 때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가진 것이 없으나, 남들과 비교적 공평하게 가지고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 있다. 아니 어쩌면 내가 안해서 그렇지 나한테 주어진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쓸 데 없는 행동들을 줄여나가고, 그 시간을 활용해서 뭔가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그 시간을 투자한다면, 결과는 장담할 수 없지만, 지금의 나 자신보다는 뭔가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미묘한 확신이 든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이렇게 노력을 시작하면, 그 과정은 오래 걸릴 것이다. 제목에서 적었듯이 그냥 걸어가는 것도 아니고, 한 땀 한 땀 온 몸에 멍이 들어가며 팔다리를 써서 움직이는 포복전진 처럼, 진땀나는 여행이 시작된다. 하지만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처럼, 끝까지 포기하지만 않으면 언젠가 도달은 한다. (솔직하게 말해서 토끼를 이긴다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그러나 세상세는 1등을 하지 않아도, 목표에 도달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으로 여길 수 있는 것들이 결코 적지 않다. 그러니 일단 해보자.
10시에 있을 은행 필기시험을 앞두고
심란한 마음에 적은 글.
20.6.13.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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