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실력있는 가게는 외관에만 공들이지 않는다. 그저 할일에 집중한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불안감에서 비롯된다. 혹은 뭔가 의도가 있을 때 사람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고 말을 과장하게 된다. 이런 속성을 알고나면 어떻게 살야아하는지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다. 실력을 키우되, 누군가가 알아주기 전까지 내가 그걸 떠벌리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데이터 분석 공부를 하다보면 이런저런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방문하게 된다. 그러다 유독 눈에 띄는 블로그를 발견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데이터분석 공부를 시작한 지 1년이 채 안된 사람이었다. 하루에도 몇개씩 글을 올리는 것을 보며 대단히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감한 진로변경과 열정, 도전정신은 응당 본받을 덕목이다.

 하지만 글을 읽다보니 유독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자신의 공부량에 대한 과도한 언급이었다. 초보 데이터분석가에게 책을 추천해준다며 자신이 공부한 책을 알려주는 글이었다. 분명 공부를 시작한 지 1년이 안되었다고 했는데 3번 읽었다. 10번 읽었다는 책이 10권이 넘었다. 물리적으로 계산이 안서는 분량이다.

 그리고 그 사람의 글에는 꼭 마지막에 '글이 도움되었다면 하단의 광고를 클릭해주세요'라는 문장이 있다. 그러고보니 자신이 데이터분석 공부를 하며 300만원 이상을 소비했다는 내용도 글로 적어두었던 것이 기억이 났다. 이 사람은 왜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일까? 다른 사람은 이런 글을 어떻게 이해할까?

 굳이 긍정과 부정으로 나눈다면, 긍정에 저울이 기울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함부로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라는 생각에 더 언급하지는 않으려 한다. 다만 이에 대한 반대의 사례를 하나 소개해보려고 한다. 내가 많은 배움을 얻고 있는 고려대학교 김우창 명예교수와 관련된 일화다.

 김교수님은 80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논문을 작성하고, 강연활동을 하고 있는 고학자이다. 그 분은 젊을 적 연식 20년 넘은 차량을 타면서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 '걷는 것보다 빠르면 충분하다'는 의미다. 양복은 아버지가 입던 것을 물려받아 입는다고 말했다. 옆집 사람이 외제차를 구매하면 돈 벌었다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한 적도 있다.

 언듯 들으면 잘 이해가지 않는 대목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의문도 생긴다. 오래된 차량을 타고다녀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것은, 이미 김교수님이 이룩한 학문적 업적의 후광이 있기에 그런 것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런 것보다는 나는 정말로 그 분이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 스스로를 돋보이려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하였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억지로 자신을 알리려고 하지 않아도 꾸준히 노력해서 성과를 내면, 알아서 다른 사람들이 찾아봐주고 인정해주는 경지에 오르는 것. 그 가치의 필요성을 김교수님의 삶을 통해 배운 것이다. 예전에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뉴스엥커의 손목시계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2만원 내외의 손목시계였지만 그 사람이 차고 다니니 마치 명품처럼 보인다는 것이었다.

 뭐가 중요한 것인지, 우리가 추구해야할 가치가 어떤 것인지 다시금 생각해보자. 아무리 사실이더라도 그것을 내 입으로 직접 말하고 다니는 것이 내가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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