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곳들도, 자세히 보면 흠집이 많더라

 

 독서실 생활도 어연 8개월차에 접어든다.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겨울에 시험을 봤던 일 같은 정도는 아예 없었던 일처럼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아는 사람하나 생기지 않을 것 같았던 이 생활 속에서, 의외로 친한 사람도 생겼고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과는 또 거리를 두게 되는 일도 생기고 그랬다. 알 수 없는 일이 매일같이 일어난다.

 화요일은 교육을 받으러 가는 날. 아침 수필을 작성하며 문득 '안정됨'이라는 것에 대한 의문이 떠올랐다. 과연 안정적인 심리가 무엇이며, 안정된 삶이라는 것은 가능하기나 한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생긴 것이다. 당장 드는 생각은 결코 쉽지는 않겠다는 것이며, 남들을 보고 따라한다고 안정되게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 초와 비교해서보면, 나의 삶은 분명 안정감이 생겼다. 공부하는 것 자체를 힘들어했지만, 이제는 독서실에 가서 10시간 이상 공부하지 않으면 그게 더 괴롭고 힘들다. 공부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다. 놀지 못한다고,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쳐졌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나 역시 의미있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작지만 그래도 공부와 병행할 수 있는 근로활동도 어제부터 시작했다. 재택근무란 매력적인 형태로. 그리고 소득이 끊겼던 부모님은 소설 창작이라는 정말 신기한 활동으로 수입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언젠가 내 마음이 정리되면 글을 적어보고 싶다.) 그래서 늘 고민이었던 부분도 하나 해결된 셈이다.

 이제 내가 이루어야할 것은, 스스로 하고 싶어하는 것과 사회를 살아가기 때문에 이루어야 하는 것을 구분해서, 늦지 않게, 올해 안으로 달성하면 충분할 것이다. 전자는 글쓰기,새로운 공부가 될 것이며, 후자는 운동과 취업이다. 지금처럼 꾸준하게만 준비한다면 어렵지 않게 달성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이 정도면 과거에 비해 충분히 안정감을 가지게 된 상태임에도, 나의 마음에는 여전히 의혹이 남아있다. 어디가 문제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번다고 해결될 것으로 생각지는 않는다. 좋은 직장도 마찬가지다. 아주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질문을 시작해야한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 뿐이다.

 나는 다시 돌아가야할 듯하다. 나는 뭘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민을 시작하고, 글로 남기면서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이 찾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참 신기하지. 수십번도 더 정리하고 다짐했다고 생각했는데, 조금만 시간이 지나니 또 갱신해야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 듯하다.

20.8.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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