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게를 차린 분에겐 인생에 이런 선택지가 언제부터 있었을까

 

태어남->학교->군대(남자)->취업,창업->결혼->육아->은퇴->노후생활->질병->죽음->묘지

 

 인생은 병원에서 시작되어 병원에서 끝난다는 말이 생각난다. 큰 틀에서 보면 우리의 인생은 이미 정해져있다. 마치 부루마블이나 윷놀이의 판처럼, 우리의 유한한 삶에서는 반드시 거쳐가야만 하는 몇몇 단계들이 있는 것이다. 그 단계들은 위에 적은 것처럼 표현할 수 있겠다.

 이상하지 않은가? 나는 제목에서 인생은 부루마블이 아니라고 했는데 부루마블이 맞다는 것처럼 말하고 있지 않은가. 문제는 부루마블의 한칸한칸 마저 남들과 똑같이 만들어 똑같은 인생을 살아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부루마블에는 여러가지 칸이 있고, 우리는 그 칸에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냥 지나쳐도 좋고, 땅만 사거나 건물을 올릴 수도 있다. 혹은 돈이 없으면 내가 가진 돈에 보태어 사두었던 땅과 건물을 팔기도 한다.

 이처럼 부루마블 판에선 매번 새로운 일들이 벌어진다. 어쩌다보니 주사위를 잘못굴려 한창 앞으로 나아갸야 하는 순간에 무인도에 빠져 쉬어가야만 하기도 한다. 때론 남의 땅에 잘못 가게되어 큰 돈을 잃기도 하고, 반대로 엄청난 돈을 벌기도 한다. 이런 부분은 인생과 부루마블이 닮은 점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주사위를 어떻게 굴리는지, 어떤 땅에선 무슨 건물을 올리는지, 황금열쇠로 얻은 카드는 언제 사용하는지 이 모든 것을 하나하나 똑같이 하려고 한다. 그러면 게임은 아무런 재미가 없을 것이다. 이 재미없는 게임을 인생에서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인생이란 생각이 든다.

 반드시 앞에 '남들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그것에 맞게 인생을 살아가려고 한다. '남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학교,직장,기술,결혼상대,양육법,병원,치료,수술,보험,투자 등등. 자신의 선택은 거의 없다. 물론 남들이 좋다고 하는 데는 이유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유가 전부 바람직한 이유는 아닌 경우가 많다.

 우리는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내가 적는 많은 글에는 다양한 내용이 있지만, 모든 것에 우선하여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이것이다. 내 인생은 나만의 것이라는 것.

20.8.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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