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집들에는 방충망 없나...

 올해 방충망 설치는 내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5월25일에 망충망을 구매했지만 2개월이 지나 7월22일에서야 설치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나의 게으름이 드러난다. 그리고 21일 첫 설치 시도일에 잘 안되니까 알아보지 않고 무작정 힘으로 해결하려다 약간의 파손을 일으킨 점에서 나의 성급함이 드러났던 것이다.

 결국 2개월 방치&고민 - 1일 첫시도 - 실패 - 반나절 고민 - 2일 두 번째 시도 - 성급함에 따른 부작용 - 결국 성공이라는 방향으로 나의 방충망 설치는 완료되었다. 방충망 설치 자체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이 부분은 좀 줄이고, 오늘의 글에선 '몇 번 해보면 된다'는 점에 집중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첫 번째날에 방충망 설치가 안되었던 것은 경험이 없어서였다. 혼자서 방충망을 설치하려다 보니 우선 뭔가 고정시킬 물건이 필요했는데, 집개를 떠올릴 때까지 30분이 걸렸다. 집개를 떠올리고 나름대로 진전이 있었지만, 결국 다시 다른 이유로 실패한다. 여기까지 오는 데도 1시간이 넘게 걸리고 팔다리도 아프기 시작한다. 결국 포기하게 된다.

 두 번째 시도 전까지 나는 고민을 해본다. 왜 실패했는지,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할지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는 것이다. 여기서 특이한 지점이 있다. 고민을 해봐도 딱히 훌륭한 답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런데 두 번째 시도에서는 나도 어떻게 했는지 잘 모르겠는데 그냥 설치가 되었다. 여기서 내가 느낀 것이 있다. [아, 일단 몇 번 해보면 되긴 하는구나]

 조금 설명을 해보자면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생긴 경험의 축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무의식적으로라도 1차 시도 때 실패했던 방식으로는 하지 않고, 머리에서도 다른 방법을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게 실패했던 행동은 줄이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다보니 결국은 엉성하게라도 설치가 되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도는 내게 특별하게 남을 듯하다. 항상 뭔가를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편인데, 일단 하다보면 결국은 되긴 한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하였다. 이 기억은 오랫동안 이어질 듯하다. 그리고 잘 안될 때에는 혼자서만 고민하지 말고 다른 이들이 이미 성공했던 자료를 참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실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루지 않아야한다. 그게 어쩌면 제일 중요하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