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벅터벅 걷다보면, 몸도 마음도 차분해진다.

 

 오늘 아침, 독서실에 짐을 풀고 고민이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바닷가 산책을 다녀올까, 그러기엔 날씨가 너무 더운 것 같기도 하고 또 시간도 많이 걸릴 듯 하고, 거기에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나면 맥도날드 가서 맥모닝을 먹고 싶은데 그러려니 어제 먹었던 라면과 몽쉘 덕에 배가 고프지 않다는 것이 또 걸리고.. 이런저런 생각에 쉽사리 몸이 움직여주질 않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차에, 문득 생각이 하나 들었다. 최근 독서실 옆에 공원이 새로 완성되었다는 것을 떠올린 것이다. 바로 옆이기도 하니 멀지도 않고, 또 궁금하던 차에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그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 막 다녀왔다.

 공원 사진은 없지만, 새로 만든 곳이라 그런지 참 좋았다. 언덕을 다듬어서 마치 가벼운 등산을 하는 기분이 들었는데, 중간중간에 쉴 수 있는 의자가 충분히 있었고 바닥에도 짚으로 만든 이름 모를 무엇인가를 깔아두어 걸음을 때마다 푹신함이 느껴졌다. 운동시설도 꽤 많이 있었고, 무엇보다 도심 속에서 산 속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아름답군. 저 페인트칠에도 누군가의 정성이 담겼을거야

 

 천천히 길을 걸다보니 이마에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몸 안의 혈액이 근육의 움직임에 점점 더 빨리 순환하는 것이 심장박동을 통해 전해진다.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몸은 더 가벼워지고, 머리는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 이래서 무슨 일을 하던지, 매일 조금씩이라도 걷고 운동하라는 말을 다들 했던거구나. 이런 생각이 계속해서 들기 시작한다.

 이렇게 매일 30분도 안되는 시간동안 산책을 하는 것이 우리 삶에 얼마나 좋은 작용을 하는지, 우리는 알면서도 하지 않는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 목적이 '좋음'을 추구하는 데 있다면, 우리의 기분을 맑고 기쁘게 만들어주는 이 산책 역시, 우선순위에서 뒷순위에 배정될 이유는 없다.

 나는 매일 조금씩이나마 운동을 하는 편이다. 특히 자전거를 좋아해서 매일 멀지않은 곳은 자전거를 타고 다녀오곤 한다. 이 즐거움을 다른 사람들도 알 수 있다면 좋을텐데, 자전거를 싫어한다면 음악을 들으면서 조금 걷는 것도 좋은데, 아직 습관이 안되어서 실행하지 않는 분들이 적지 않은 듯하다.

일단 걸어보자. 주변을 돌아보며 삶의 여유를 되찾는 것은, 권고사항이라기보단 필수사항이다.

 

20.6.4.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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