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꾸며진 마을 아래 친구들과 나누는 이야기, 옆에 핀 꽃. 이야기꽃.

 

 점점 바빠진다. 코로나19로 마비되었던 일상이 점차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가는 것 같다. 내가 5개월째 체류하고 있는 독서실에도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첫 번째는 이용자가 늘어난 것이다. 최근 근처에 스터디카페, 독서실이 많이 생겨났지만 이곳은 사람이 줄지 않는다. 이 불경기에 대단한 성과다.

 두 번째는 점점 사람들이 독서실에 방문하는 시간이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7시만 넘지 않으면 보통 내가 제일 빨리 왔다. 그런데 이제는 6시에 와도 5명은 이미 와있었다. 독서실 이용자가 늘면서 부지런한 사람도 늘어난 것이다. 오늘도 일찍 오지 않았다면 원하는 자리에서 공부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것을 경험할 때마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른 새벽부터 뭔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된다. 평안해 보이는 이 새벽, 병원에선 의사와 간호사가 당직 근무를 서고 있을 것이다. 경찰, 군인도 물론이다. 그리고 출근 때문에 새벽부터 일어나 직장으로 이동할 준비를 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겠는가. 

 동시에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침 10시 정도에 하루를 시작하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지금 상황에선 정말 말도 안되는 시간인데, 그 때는 어찌 저걸 당연하게 생각했는지... 그 만큼 사람은 자기의 생활에 합리화하는 것을 너무나도 능숙하게 해낸다는 사실. 그걸 항상 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아름다움도, 누군가의 정성이 있었기에 가능하겠지

 

 내가 게을러지고 싶을 때, 해야할 일을 하지 않고 있을 때,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은 각자의 삶을 위해서, 뭔가의 목적을 위해서 이 순간에도 몸을 움직여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는 것을 상상하자. 자신을 자책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런 생각 자체가 나를 좀 더 활동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생각은 든다. 그리고 언젠가 이야기했듯이, 새벽부터 뭔가를 하는 것은 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니까, 나쁠 것이 없다.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낼 수 있기를 기도하며.

 

20.5.2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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