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풍경이 떠오를 때, 기분이 좋아진다.

 

 한 2일 전부터 신기한 기분을 경험한다. 신기하다고 적으니 뭔가 특별한 감정을 느낀 것 같지만, 그런 것은 아니고, 그저 '기분이 좋다', '마음에 자신감이 차오른다' 정도로 설명할 수 있는 기분이다. 아무튼 좋은 기분을 느끼고 있는 것인데, 나는 궁금해졌다. 특별히 상황이 더 나아진 것도 없는데, 어째서 이런 기분을 느끼게 된 것일까? 변화를 이해하려면 우선 내 삶에서 달라진 지점이 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달라진 것은 딱 하나, '운동'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운동이라고 해도 대단한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독서실에서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다녀올 때, 스쿼트를 하고 팔굽혀펴기를 하는 것 정도가 운동의 전부다. 하루에 50개에서 100개 사이, 어떤 기구도 없이 맨몸의 무게를 이용해서 하고 있다. 하도 운동을 하지 않다가 하다보니 이정도 운동으로도 근육통이 느껴질만큼, 내 체력은 좋지 않다. 그래서 처음에는 팔다리의 근육통으로 고생도 좀 했다. 물론 모든 사람이 경험하듯이, 이런 근육통은 몇일 지나자 사라졌다.

 

 이렇게 운동을 시작한 지 이제 1주일이나 되었을까, 왠지 평소보다 기분이 좋아짐을 느끼고 있다. 허벅지에는 근육이 생겨서 그런지 예전보다 좀 더 단단해진 기분이 들고, 무엇보다 운동을 하지 않고 하루종일 앉아있는 것에 대해서 느꼈던 건강에 대한 걱정(건강은 중요한 가치인데, 그것을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부분에서 느끼는 걱정)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이, 운동이라는 것은 내가 선수가 아닌 이상, 매일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나는 매일 조금이나마 운동을 하는 데서 나름대로 건강을 챙기고 있다는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운동을 하니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여유롭다

 정리하면, 나는 운동을 통해 2가지를 얻고 있었다. 하나는 운동 그 자체가 주는 건강함과 운동을 하고 있다는 데서 오는 정신의 만족감이다. 결국 운동을 하면 할수록 나에게 도움되는 것이라는 점을 이제서야 몸으로 이해한 셈이다. 진작에 할 것을, 나의 게으름은 어찌나 강력한지 좋은 것도 하지 않게 만드는 힘이라는 점을 다시금 인식한다. 관심이 생겨서 정보를 검색해보니, 운동을 하면 근육이 생기고, 이 과정에서 기분을 좋게 만드는 물질이 몸에서 생성이 되는 듯하다. 자세한 근거를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은 없지만, 내가 느끼는 것이 '기분 좋음'이기에, 충분히 믿음이 가는 설명이었다.

 

 세상 일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많은 수험일기에서 운동이 중요하다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 것에는 그것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더 많이 찾아서 실천으로 옮기는 일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금연이다. 담배를 피우다 끊다를 반복하다, 어느덧 10년이란 세월동안 담배를 피웠다. 이제 충분히 피웠다는 생각도 든다. 마침 아침에 마지막 개피를 피웠으니, 이번엔 담배를 끊어보는 것도 한 번 도전해보는 것이 어떨까, 담배만큼 이점보다 해로운 것이 더 많다고 판명난 것이 없으니 말이다.

 

 이런 긍정적인 시도를 자꾸만 해보게 도와주는 정신 상태가 바로 이 '기분 좋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아주 오랜만에 찾아온 이 긍정감을 나는 앞으로도 이어나가고 싶다. 잘 할 수 있을까? 나도 모르겠다. 이 글을 적고 나서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지금의 마음은 잊어버린 채,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장점 중의 하나는 꾸준함이다. 마치 엄청나게 큰 수레바퀴 같이, 처음 굴리는 데는 시간과 힘이 많이 들어가지만, 일단 한 번만 힘을 받아서 작동을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쉽게 멈추지 않는다. 그것이 내 장점인만큼, 지금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탄력을 받아서, 나에게 남은 단점 중 하나인 흡연습관에서 탈출해보고자 한다. 이 시도의 경과는 차후의 글에 조금씩 보고를 해야겠다.

 

20.4.29.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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