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유독 피로감을 느꼈다. 생각해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 어제 했던 일을 목록으로 정리해보면 이렇다.
- 아침5시 복통으로 기상. 설사
- 오전 자격증 시험 응시(시험장까지 자전거로 이동)
- 자전거 수리점 방문하여 앞브레이크 케이블 수리
- 다시 독서실 복귀 후 자기소개서 작성
- 헌혈의 집으로 가서 헌혈 후 자전거 타기
- 다시 독서실 복귀 후 공부
- 도서관에 들러 대여한 책 반납
막상 적어두고 보니 별 것 아닌 일처럼 보이지만, 어제는 한가지 일을 할 때마다 마음에서 망설임이 정말 가득했다. 몇 번 글에서 밝힌 적 있지만 나는 생각난 것은 무조건 하고 본다는 원칙을 지키려 한다. 그래서 행동을 함에 고민이 없다. 하지만 어제같은 경우엔 너무 고민이 되었다.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원인은 딱 하나였을 것이다. 너무 피곤하다는 것. 그렇다고 집에가서 잠을 청하기엔 해야할 일, 하고싶은 일도 많았고 무엇보다 매일매일 주어진 일을 처리해야한다는 스스로의 원칙을 깨기가 싫었기에 망설임이 있었다. 결국 타협을 봐야만 했다. 평소보다 30분 일찍 독서실에서 나오되, 집에 가면서 먹고 싶었던 닭강정과 소주 1병을 샀다. 그리고 집에 가서 빨리 먹고 9시 30분 정도에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아침 6시30분 쯤 일어났다. 확실히 몸이 가볍다. 중간에 꿈 한번 꾸지 않고 잠이 든 것을 보니 아주 푹 잔듯 하다. 역시 피로한 것이 원인이었다. 피로감이 어느정도 풀리자 머리가 시원한 기분이 들면서 의욕도 생긴다. 아주 우연이겠지만 평소보다 약간 늦게 도착했음에도 독서실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1번좌석이 비어있었다. 기분이 점점 좋아진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나는 확실히 이해했다. 조금이라도 피로감을 느끼면 그것을 몸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임을 잊지 말자고 말이다. 그리고 그 즉시 나의 최우선 순위는 휴식이 되어야한다는 것. 그걸 가볍게 생각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마치 질병과도 같은 것이다. 초기에 미리 예방을 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심각한 병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시기를 놓치고 내버려두면 나는 더 큰 고통을 경험하게된다. 그 당연한 것을 나는 이제서야 온몸으로 이해한 것이다.
보태서 하나만 더 이야기하자면, 쉬는 것에 집중해야한다는 것. 그게 정말 중요하다. 정작 쉰다고 하면서 제대로 쉬지 않으면 필요한만큼 회복이 되지 않는다. 지금 자야겠다고 생각했다면 휴대폰은 책상에 올려두자. 그리고 내가 잠을 잘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자. 나의 경우엔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고, 침구를 교체한다. 그리고 적당히 술을 조금 마신다. 동시에 음악을 듣는다. 그러면 10분에서 20분 사이로 취기가 오르면서 잠이 온다. 그 때 눕는다. 그리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 과정은 반복된다.
처음엔 떠오르는 생각을 멈추고, 나중에는 생각을 멈추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다시 아무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몇 초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이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그러다보면 잠이 든다. 그리고 이렇게 잠이 들어선 최소한 7시간 이상은 잠을 자야 한다. 가령 7시에 일어나야 하는 사람이라면, 잠들기 위한 준비를 늦어도 밤 11시부터는 해야한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쉬는 것은 정말정말 중요하다. 절대 참거나 버틸려고 하면 안된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면 더 큰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20.6.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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