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정없이 이런 사진을 찍으려면, 수천번의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아마 살면서 매우 오랜기간 하게 될 질문일 것이다. 정답이라도 믿었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 정답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이고, 혹은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는 한데, 너무 추상적이라서 행동으로 옮길만큼 나에게 와닿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가령,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에게 좋은 삶(the good)을 실천하기 위해 행복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런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중용의 덕을 실천하라고 한다. 들으면 틀린 것 없이 좋은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걸 실천하며 살아가기엔, 마음에 와닿는 느낌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에 있어서, 너무나 다양한 조언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서 이 질문을 던져보면, 대답은 모두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그건 사실 당연한 것이다. 그 사람의 대답에는 그 사람이 살면서 경험해왔고, 진정 중요하다고 믿어왔던 것들이 대답에 묻어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사람에게는 정답일 수 있는 것이, 우리에게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또다른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물론 어쩌다 나에게도 잘 맞는 대답을 들을 때도 있을 것이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여러가지 대답을 들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답을 선택하는 것 정도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에게 있어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무엇인가. 그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문장으로 표현하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꾸준히 그리고 여러번 반복해서, 잘할 수 있도록 할 것'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살아가는 데 있어 지켜야할 자세이자. 나만의 삶에 대한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생각은 내가 처음한 것도 아니고, 오래 전부터 동서양의 사상가들이 강조해왔던 이야기이도 하다. 예를 들어 공자의 경우엔 이런 구절을 남기기도 하였다.

 

인일능지기백지, 인십능지기천지 (人一能之己百之, 人十能之己千之)

=>다른 사람이 1번에 잘하게 되는 것이 있다면, 나는 백번을 하고

=>다른 사람이 10번에 잘하게 되는 것이 있다면, 나는 천번을 한다.  -중용-

 

우리는 살면서 뭔가를 대단히 빠른 시간에, 그리고 놀라운 수준으로 잘하는 사람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경험은 기억 속에 굉장히 오랫동안 남으면서, 내가 뭔가를 함에 있어 미리 좌절감과 불안감을 심어주는 것이다. 공자의 위와 같은 대답은, 역시 그의 제자들도 우리와 비슷한 것을 느끼고 있었기에 공자에게 질문을 했고, 그에 대한 대답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로, 남들이 나보다 빨리 잘한다고 해서 불안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 사람이 이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나보다 빨리 습득하지만,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내가 더 빨리 익히는 것도 있을 것이다. 즉, 내가 남보다 못한 분야가 있다면, 동시에 내가 남보다는 좀 나은 분야도 있다는 것을 언제나 생각해야 한다. 물론 자본주의라는 상황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일종의 운과 같은 것이 작용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에서 돈으로 쉽게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잘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더 우월해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일종의 '운'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마음을 많이 쓰는 것은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두 번째는, 너무 효율적으로 살려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즉, 내가 남보다 느리게 뭔가를 이룰 수 있는 조건을 타고난 것에 대해서, 해봤자 남들보다 훨씬 느리게 이룰 것이라는 것에 겁을 먹지 말라는 의미다. 왜 그런가 하면, 뭔가를 반복적으로 연습해서 잘하게 되는 것은 '그 자체'로 중요한 것이기에 빨리 되는가 늦게 되는가는 부차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단 어떤 분야든지,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시작했고,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지, 그것을 반복 연습해서 '잘 하게 됨'의 상태를 본인이 몸으로 경험하는 것이 몇 번 정도 몸에 세겨지게 되면, 그 때부터는 자신감이 생긴다. 즉, '하면 될 수 있다'는 것을 본인이 몸으로 직접 경험했기에, 이제는 실패에 대한 마음의 불안감을 잠재우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무슨 일을 하던지, 잘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글 하나 읽었다고 나의 삶이 갑자기 바뀌는 경우는 없다. 그리고 머리로 이해했다고 해도, 매일같이 반복숙달을 하다보면 시간을 투입하는 것에 비해 성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 것을 느끼면서 마음 속의 불안감은 자꾸만 커져갈 것이다. 하지만 그럴 떄마다 이런 생각을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이 글을 쓴 나 역시도, 당신은 나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을 것이지만, 당신이 느끼고 있는 그런 불안감을 똑같이 경험했기에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아니겠는가하는 생각 말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지금 느끼는 그 걱정과 불안감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에는 각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는 사람이 많지 않은가? 그것은 그 사람들이 타고난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럴 지도 모르나, 어쩌면 당신과 내가 경험하고 있는 이런 불안한 마음을 꾸준한 연습과 반복으로 극복해낸 결과로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 나는 그걸을 당신께서 믿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20.4.20.월

 

인일능지기백지 인십능지기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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