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을 담는 곳/하루 한 번의 글쓰기

좋은 뜻에서 한 말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소하 2020. 6. 26. 08:00

나에겐 아름다운 이 사진도, 누군가에겐 공포감으로 다가간다.

 

 최근 글쓰기를 즐겨하다보니 조금 속상한 일이 있었다. 모 카페에 적은 글이 사람들에게 괜히 오버한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었다. 비판을 넘어 비아냥까지 듣고 나니, 기분이 좋지 못했다. 나는 그런 뜻에서 적은 것이 아니었는데,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는 말에 왜 그리들 날카롭게 받아치는 것인지...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내가 잘못한 부분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큰 잘못은 내가 글을 적으면서, 조금 더 고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여기까지 고민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글을 적을 당시에는 인기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도 못했고, 자유롭게 수다를 하는 공간이었기에 나도 가벼운 마음으로 적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예전에 적었던 글에서도 나와있듯, 사람의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인기글로 선정되어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읽게 되는 경우도 내가 '몰랐던'일 중의 하나였다. 나아가서 나도 미래에 뜻하는 바를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그럴수록 평소부터 말이나 글을 표현함에 있어 조금 더 신중해져야 한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했다.

좋은 경험은 나를 더 발전시킨다.

 

 이것은 내가 좋게 해석하려고 생각해서이겠지만, 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자신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첫 번째는, 내가 적는 글이 어떤 방향이던 사람들의 마음에 생각거리를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비록 이 글에서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앞서 적었던 글은 조회수가 4천이나 나왔고 수많은 사람들께서 좋은 댓글을 달아주시기도 했다.

 두 번째는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이 글을 읽을 지 알 수 없으므로,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글을 적을 때는 한 번 더 조심하고, 생각을 가다듬어서 적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돌이켜보면 나도 무작정 더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식으로 자신의 글에 정당성을 불어넣는 글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그런 글을 적은 것은 아닌지, 반성했다.

 마지막으로 역시 어떤 식으로든, 커뮤니티 공간에 대한 관심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각인했다는 것이다. 나는 15년 넘는 인터넷 커뮤니티 경험에서, 댓글을 쓴 적이 거의 없다. 가끔 정말 좋은 글을 읽은 것에 대한 감사의 댓글을 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외로움이 많았던 탓인지 글을 몇 번 적게 되었는데, 좋은 반응에 감사를 하면서도 비판의 댓글에 마음이 신경쓰이기도 했다. 이 또한 내가 인터넷을 멀리해야할 이유가 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을 것이며, 그 노련한 정치인들조차도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 일상이다. 나 같은 한낱 평범한 사람은 오죽할까. 그러니 우선은 불필요한 소통은 최대한 자제하되, 혹여 글을 적게 되더라도 앞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잊지 않고 생각을 거듭하여 글을 적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 이런 점에서는 꽤 좋은 경험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6.26.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