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을 담는 곳/하루 한 번의 글쓰기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고 뭔가를 할 필요는 없다.

이소하 2020. 6. 25. 08:12

열심히 하다보면, 인정받기도 한다.

 

 뭔가를 한다고 했을 때, 우리는 묻는다. '왜 하냐?' 이 때 물어보는 사람들은 기대를 한다. 뭔가 대단한 이유가 있을거야 라는 식으로. 그렇기에 만약 돌아오는 대답이 '그냥'이라면, 김이 빠진다. 그리고 흥미를 잃기도 한다. 어디부터 문제인 것일까? 아니다. 사실은 문제가 없다. 뭘 할때 항상 거창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하는 것도 훌륭한 것이다.

 내가 이 공간에 매일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유는 단순했다. 아침부터 공부를 하는 것이 나에겐 쉽지가 않았고, 뭔가 예열을 할 수 있는 작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직업없이 하루하루 보내다보니, 흘러가는 하루하루가 너무 똑같아서 시간이 사라져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런 흘러가는 시간을 잡아두고 싶었다.

 즉, 지금 내가 보내고 있는 이 시간을 기억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것이 글쓰기의 첫 번째 이유였다.  생각은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금새 머리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글로 적어두면, 내 머리에서 생각이 사라지더라도, 생각은 글로 저장되어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많은 생각을 머리에 담아둘 필요도 없었다. 그러자 머리가 개운해졌다.

생각을 글로 옮기자, 머릿속이 개운해졌다. 말끔하게.

 

 물론, 나도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글쓰기가,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고 공감해주는 일이 된다면 더욱 기쁠 것이다. 하지만 꼭 그런 것을 위해서 글을 쓰지는 않을 생각이다. 그런 것은 부차적인 이유고, 무엇보다 나는 매일아침 한 두편의 글을 쓰는 행위 자체에 만족감과 즐거움을 느끼고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보상도 없으며 인정받을 법한 일도 아니다. 어디에 가서 이런 일을 한다고 말을 하지도 않는다. 그저 내가 좋아서 하고 있는 일이 하나 있을 뿐. 그것이면 충분하다. 요즘 바이러스가 득세하는 세상이 되다보니 사람들이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졌다고 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것은 혼자서 뭘 해본 적이 없다보니 주어진 시간을 쓸 방법을 몰라 외로움과 적막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그래도 나는 혼자서 조용히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글을 쓴다는 이런 행위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데 조그마한 감사함을 느끼기도 한다.

오늘은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많은 순국선열들의 희생이 있었던 전쟁이 시작되었던 날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분들에게 늘 감사함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다.

감사합니다.

20.6.25.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