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람을 판단하려면 돈을 써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사람 마음을 잘 모르겠다는 생각, 나는 자주 했었다.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경우는 어찌나 많던지...그래서 항상 고민했던 것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의 기분을 나쁘게 하지 않으면서도 그 사람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을까, 이것이었다.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내가 선호하는 방법은 '밥 사주기'다.
돈을 써보면 그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금새 파악이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돈을 쓸 때, 되게 선심쓰듯이 티를 내지 않는 것이다. 그냥 내가 마음이 내켜서 돈을 낸다는 모습이면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반응이다. 이미 눈치챈 분들이 많을 것이지만, 핵심은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전혀 고마워하지 않거나, 머릿속 계산기를 두드려 한번 더 이용해먹으려 하는 사람, 혹은 달콤한 말로 적당히 떼우려는 사람은 아예 고려대상이 아니다. 내가 상대방을 위해서 지출을 했을 때, 이에 대한 반응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잘 보면 그 사람의 생각, 성격, 나에 대한 호감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정말 여러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술을 산다고 말을 했더니, 밥을 먼저 먹으러 가서 술을 주문하는 사람도 있다. 이러면 밥자리의 계산이 애매해진다. 나의 경우, 내가 계산한다. 그리고 편안하게 그 사람 눈을 바라본다. 이 순간이 정말 중요하다. 설명하긴 어렵지만 뭔가 초조해하거나, 머리로 복잡한 궁리를 하는 듯한 눈치를 보이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더 길게 말은 안하겠다. 이처럼 돈을 일단 내가 쓰면, 다른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긴다.
이런 경우도 있다. 등가교환 법칙으로, 한 번 대접받으면 어떻게든 비슷한 비용으로 다시 대접하는 사람. 또는 받은 것 이상으로 주려는 사람 등등. 뭐가 제일 좋은 지, 그런 것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다만 이 방법은 사람에 대한 일종의 리트머스 종이이자, 커피 여과지 같은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결론은 복잡하지 않다. 먼저 돈을 써 보고, 그 사람의 행동을 지켜볼 것. 그리고 더 만날 것인지 말 것인지 생각해볼 것.
이 때 지불하는 비용을 아까워하지 말자. 일종의 투자 개념으로 봐도 좋다. 만약 악재였다면 미리 파악해서 더 큰 피해를 줄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20.6.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