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길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 착각입니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 이걸 부정할 수 없다. 모두가 다른 몸,생각,주어진 조건,처해있는 환경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살아가는 방식에 있어서, 각자의 정답이라는 것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에 맞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가지 않는다. 각자의 삶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삶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의심하지 않은 채 따라간다.
혹은 깊은 고민없이, '이 길이 내 길이야', 아니면 '이 길로 가는 것이 맞을꺼야, 다른 사람들도 그랬잖아?'와 같이 생각하고 거기서 생각을 전혀 바꾸질 않는 경우도 많다. 이 말을 흔한 자기개발 강사의 말처럼 여겨선 안된다. 나는 대기업, 공무원 하지말고 세계여행을 하라는 식의 말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고민없이 인생의 방향을 남에게 맡기는'것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들으면 바로 반박이 나온다. '제가 얼마나 인생에 대해서 고민이 많은데요', '지금도 이 길이 맞는지 하루에도 수백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고민이 많다는 것은 옳다. 하지만 그 고민에 영양가는 없다는 것도 옳다. 나는 다시 묻는다. '왜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까?' '혹시 다른 사람이 좋다고 생각한 길을 어떻게 가야하는지, 혹은 뭔가 잘 안되서 고민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묻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이렇다. 남들이 대기업가고, 공무원 하면 좋다는 말을 듣고, 그걸 고민없이 믿은 채 목표로 정했다. 그러고 그 목표를 이루려고 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은 것이다. 그래서 계속 고통받고 고민하게 되는 것. 이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 공무원 시험 응시율은 대단히 높다. 하지만 공무원 퇴사율을 찾아본 적 있는가? 생각보다 높다. 한 해에도 수백명이 공무원을 그만둔다. 그 사람들은 바보라서 공무원을 그만두는 것인가? 왜 그만두는 것일까? 이걸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자꾸 자신에게 정해진 길이 있다고 믿어선 안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길이라는 것, 혹은 인생의 목표라는 것은 1년에도 몇 번씩 바뀌는 것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실천해볼 필요가 있다. 이것저것 해보라는 것이다. 세상은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을 어리석다고 여기지만, 나는 한가지만 수십년 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비정상이라고 생각한다. 큰 목표, 매우 추상적인 목표 하나만 설정해두고, 여기에 더해 최소한의 밥줄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춘 다음에는, 주저하지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최소한의 밥줄'에 대한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이걸 너무 완벽하게 갖추려고 애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말 그대로 밥줄만 유지하면 되는 정도일 뿐이다. 번듯할 필요는 없다.
20.6.5.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