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한지 2년이 되었다.

나는 뭔가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잘한다. 기념일은 당연히 챙긴다. 그래서 전역 후 2년이 되었던 어제를 글로나마 생각을 정리하는 것은 나에겐 임무같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당연히 생각이 많이 들기도 하고. 전역 후 2년, 나는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살아가야할까.
우선 직장을 가졌었고, 직장을 그만두었고, 시험을 준비했었고, 시험에 떨어졌다. 서울에 살았고 서울에서 내려왔다. 다시 취업을 준비하고 있고 회사에 다닐 때보다 훨씬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있다. 매일 운동을 조금씩이라도 하고 있고 매일 글을 쓰며 공부를 한다. 돈은 벌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 불안감을 자주 느낀다.
정리하면 이렇다. 되게 우울한 상황인 것 같으면서도 또 의외로 버틸만하고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이 든다. 물론 버틸 수 있었던 데는 아직까지 연락이 닿는 몇 명의 친구들과, 나쁘지 않은 건강상태, 그리고 가족들. 정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 올해 말 까지는 버틸 수 있을 듯하다. 다시 말해서, 올해 안에는 취업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전역하고 나를 가장 힘들게 하였던 것에 대해 생각해보면,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는데서 느끼는 감정이었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뭔가 억울하고 잘 안풀린다는 답답함이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서 나를 견디게 해주었던 것은 일을 해본 경험과 약간의 저축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일을 해봤기에, 직장생활이 돈과 바꾸기엔 참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저축해둔 돈이 있었기에 지금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런 생활이 가능했던 것은 내가 그래도 허투루 돈을 낭비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생각은 여기까지만 해야한다. 여기서 조금 더 생각을 이어나가면 내가 더 잘했다면....이런 생각으로 번지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은 뭔가를 이루고 있는 과정이라 별달리 쓸 말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어느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며 매일 꾸준히 해야할 일을 해나간다. 그리고 목표에는 주저하지 말고 도전한다. 이것을 반복하다 보면 최소한 보통 사람들 처럼은 살 수 있다.
우선은 여기까지만 하자.
20.6.2.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