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을 담는 곳/하루 한 번의 글쓰기

자살을 고민하는 분들께, 자살하지 마세요. 부탁드립니다.

이소하 2020. 5. 29. 07:35

무슨 생각을 하며 앉아있을까.

 

 몇 일전, 하루에 자살관련 소식을 3번이나 접했다. 그 중 2개는 나와 동갑인 사람의 자살이어서 더욱 충격이었다. 나머지 한 명은 나보다도 어린 20대 중반의 나이였다. 젊은 사람들의 자살 소식은 충격으로 다가옴과 동시에, 왜 그들이 자살이라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생각을 하게 되는 것 자체가 슬프고 고통스러웠다.

 더욱 슬픈 사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죽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만드는 우울증에 시달려, 하루에도 수백번씩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을 것이라는 점이다. 나는 이것이 사실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들이 눈에 드러나지 않아서, 우리에게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서 고통받는 사람이 정말 많다.

 내가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딱 2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자살을 고민하게 된 것을 너무 자신의 탓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선택으로 지금의 상황에 몰리게 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잘못된 투자선택으로 큰 손해를 봤다던지, 혹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던지, 이유는 여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잘못의 모든 원인을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지금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렇지, 찬찬히 따져보면 모든 일이 자신 탓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걸 명심해야 한다.

 두 번째 이야기가 더욱 중요하다. 자살을 하면 자신의 인생이 끝날 뿐, 다른 사람에게 생각보다 큰 충격을 주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하는 기대가 있다. 나의 자살과 유서가 내게 피해를 준 이들에게 상처로 남아 그들의 삶에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것. 그걸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생각엔 빠진 것이 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요, 합리화의 동물이라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당신이 자살하였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리고, 그 당시 자신이 잘못했던 일에 대해선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이미 합리화를 끝내놓았을 것이다. 결국 당신만 죽었을 뿐, 아무것도 변하는 것은 없다.

 

지금의 어둠은 결국 언젠가는 끝난다.

 

 그렇다면 나는 자살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어떤 제안을 할 수 있을까, 두 가지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로는 끝까지 살아남아, 자신에게 고통을 준 사람에게 차라리 복수를 할 것을 권한다. 죽음으로 한 번의 충격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살아서, 준비를 해서 그 사람이 나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도록,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상황을 만들라는 것이다. 어렵고 쉽지 않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있다면, 반드시 가능한 일이다.

 두 번쨰로, 죽음으로 도망치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잘못으로 자살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당신이 자살한다고 해서 모든 죄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당신이 살아있기만 한다면, 시간이 지나고 언젠가는 지은 죄가 용서받는 그 순간이 온다. 그걸 믿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여기에도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나의 꿈 중의 하나가 바로 이렇게 고통과 우울감 속에서, 자살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다. 그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과 마음의 평안을 얻는 방법에 대해서 지난 몇 년동안 고민을 거듭해왔다. 이번 글을 계기로,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조금씩 연재하려고 한다.

절대 포기하지 맙시다. 끝까지 살아남읍시다.

20.5.2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