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방아쇠를 당기지 말라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외로움을 느낀다. 이 때 생각할 것은, 내가 상상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외로움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외로움은 나의 삶과 함께 가는 것이다. 외로움은 언제나 내 삶 근처에 있다.
이걸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외로움과의 끝없는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내가 제목에서 표현한 '외로움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다. 방아쇠가 당겨지고, 탄알은 내 몸에 박히게 된다는 것.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이번 글의 주제가 된다.
외로움과 싸운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선은 저항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외로움에 저항한다는 것은 내가 처한 감정과 상황을 외롭지 않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사람을 만난다거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몰입한다던가, 사람마다 각양각색의 외로움 해결 방법이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방법은 되지 않는다.
왜 그런가? 외로움을 '해결'한다는 그 생각 자체가 틀렸기 때문이다. 외로움은 그림자와 같아서, 내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순간에도 언제나 내 주변에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전혀 외롭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로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음에도 문득 외로움이 화살처럼 날아와 나에게 충격을 주는 순간이 있는 것이다. 그걸 인정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외로움을 인정한다는 것은 무슨 도움이 되는가? 외로움을 인정하면, 이 감정을 억지로 해소하려고 하지 않게 된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저항하지 않고, 내가 외로움을 느낀다면, 왜 그런지를 차분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그러고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그러나 완전한 해결방법은 아닌' 상태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한다.
생각나는 방법을 실천해보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는다면 마음의 저울이 외로움에서 벗어나,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을 것이다. 역시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살아갈 만한 상태가 된다는 것. 그게 중요하다.
20.5.23.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