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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끊는다는 것

이소하 2020. 5. 15. 08:14

구름조차 담배연기로 보였던 나.

 

 어제 내가 사용하던 담배기기를 당근마켓을 활용하여 판매하였다. 이제 담배를 피우려면 연초를 태우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난 연초를 좋아하지 않는다. 맛을 떠나서 그 냄새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그런 것보다, 이제 담배를 끊으려고 하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지 않을 생각이다. 금연 선언이다!

 

 나의 담배에 대한 이야기를 연대기로 적어볼 필요를 느낀다. 첫 담배의 순간은 기억이 난다. 9살 내지는 10살이다.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을 따라서 피운 것이다. 방 안에서 피웠는데 생각해보면 왜 집에서 혼이 나지 않은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여느 사람들처럼, 몰래 샀거나 구했던 담배를 얻어서 한두번 피우다가, 고등학교 시절엔 아예 피우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피운 것은 대학교를 들어가고나서다. 20살 때 술집에서 나와 편의점에 가서 구매했던 담배가 첫 담배일 것이다.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그러다 자퇴를 하고 재수를 하면서 도서관에서 나와 담배를 피웠고, 수능을 치고 나서 첫 아르바이트였던 피시방 야간알바를 하면서 담배를 정말 많이 피웠다. 보헴시가1mg. 화이트

 

 그 후로도 담배는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계속 피웠다. 군대에 들어가서는 한동안 피우지 않다가 다시 피웠다. 군 시절 잠시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의외로 힘들지 않았던 것이 화근이었다. 언제든지 담배를 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고 지금까지는 계속해서 담배를 피웠다. 보통 하루에 6개피에서 9개피. 2~3일에 1갑정도 피웠으니 1달에 10갑이다. 약 45,000원을 한 달에 쓴 셈이다. 1년이면 54만원, 얼추 10년은 피웠으니 540만원 정도 담배를 피우는 데 썼다.

 

 되게 아깝다던가, 그런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의외의 생각이지만, 담배를 피우면서 얻게 된 즐거운 추억들도 적잖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담배 없이도 그런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는 삶을 살고자 한다.

 

 사실 이번의 금연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봐야지. 그게 도전이고 인간이 살면서 해나가야할 일이니까. 언제 한 번 기회가 된다면 담배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써보고 싶다.

 

20.5.15.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