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탓할 필요는 없지만, 쉽지가 않다.
자주 하는 생각 가운데 하나가 있다. 남 탓하지 말고 살자는 것이다. 쉽지가 않은 일이다. 눈 앞의 현실을 반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가? 남 탓하지 않는다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사실 내 삶은 다른 사람의 영향을 안받는다고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거칠게 표현해서, 가족도 남이다. 나와는 다른 객체이고,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족의 영향을 받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남 탓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며,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남 탓하지 않고 사는게 어렵다. 하지만 남 탓만을 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이 불필요한 생각의 낭비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남 탓할 시간에 내 삶을 더 가꿔나가야 한다는 것이 오늘의 주제다. 그게 더 생산적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늘도 그런 일이 하나 있었기 때문에, 이 주제로 글을 적게 되었다.
사실 좀 더 생각해보면, 내 삶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인데 왜 우리는 이걸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까, 그걸 고민하는 순간이 자주 있다. 나는 그 원인을 일종의 '두려움'에서 찾는다. 지금의 꾸질한 삶의 원인을 내 탓으로 돌리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무엇이 두려운 것인가? 그것은 현재의 내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이 내가 그동안 잘 못 살아온 것에 대한 결과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사실 이것도 별 의미없는 생각일 수 있다. 이런 두려움을 느낀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두려움을 느끼고, 내 삶이 내가 선택한 바에 따라 만족스럽게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해서 대단한 벌칙을 받는 것도 아니다. 그냥 인정할 뿐. 그게 전부다.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면 된다. 그동안 살아온 방식이 뭔가 잘못되었다면, 이제는 올바르다고 생각하고,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방향으로 삶의 방향을 돌리고, 실천하면 될 뿐이다. 그게 전부다. 여기서 더 깊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현재 내가 생각하는 올바른 삶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내 삶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니, 지금 해야한다고 믿는 것을 실천으로 옮긴다. 실천을 함에 있어, 게으름을 피우지는 말자. 생각이 나는 것이 있다면, 실천을 하고 나서 결과를 받아들이자. 그 결과가 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면 아쉬움을 느낄 수는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미래에 후회하는 것보다는, 아쉬움을 느끼는 것이 훨씬 이롭다. 여러가지 면에서. 동시에 지금 하는 일이 내 삶을 지켜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정서,안정,소득,행복,평안, 이런 가치들을 지켜갈 수 있는 방향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서, 이런 부분들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은 하지 않아야 한다. 술,담배,건강을 해치는 행동,생각,습관은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살면 충분하다.
20.5.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