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는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일지도.
백수를 정의하기에 앞서 백수가 아닌 사람을 정의해보면, 고정적인 수입을 받을 수 있는 직장에 근무하거나, 매달 소득을 벌어들일 영업을 하고 있는 분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나는 지금 백수가 아니긴 하다.
하지만 유통기한이 있는 시한부 근로자이기에 나는 백수예정자(진) 일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덕분이라고 하면 이상하긴 한데 코로나 사태로 정부에서 제공하는 근로사업을 할 수 있었기 떄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4~5개월 뒤엔 사업이 종료되기에, 사업의 종료와 함께 나의 수입원도 사라진다. 따라서 정리하자면 나는 아직 넒게보면 백수가 맞다. '고정적'이지 않으니까.
두서없이 적었는데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다. 가짜백수(?) 치고는 이게 하루하루가 생각보다 바쁘다는 것이다. 요즘 내가 해야하는 일을 목록으로 적어봤다.
1) 데이터 분석 강의수강 2) 경제공부 3) 취업자소서 작성 4) 소설 원고 집필 5) 출판용 기고문 집필 6) 구청 정책제안보고서 작성 7) 투자활동 8) 근로활동1 9) 근로활동2 (두 가지 종류가 다른 일이다) 10) 방 꾸미기(장판,도배,페인트)
대략 10가지 일을 하고 있다. 하여간 다 하려고 하다보니 정말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줄 모르겠다.
신기한 일이다. 작년~올해 초 전문자격증 시험을 준비할떄도 이렇게 바쁘다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는데, 지금은 확실히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 약간 피로감이 몰려오기도 한다.
그런데, 더 신기한 일이 있다. 그건 요즘 하루하루가 꽤 재미있다는 것이다. 뭔가 새로운 일을 해보고, 도전하는 기분이 든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아무 쓸모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즐거우니 자기변명이라도 괜찮다. 뭔가를 계속해서 시도하고, 도전하면서 사람을 만나게 되고, 기회가 생기는 이 경험은, 그냥 직장생활을 했다면 얻지 못했을 것이다. 나도 직장에 다녀봤으니까. 알 수 있다.
일단은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해봐야지. 한 번 사는 인생이니 태어난 김에 산다는 것보단, 뭔가 의미있고 보람차게 살아보고 싶으니까.
20.9.17.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