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계단식 상승, 그 순간의 기분을 경험해야 한다.
흔히들 공부는 계단식으로 실력이 성장한다고 말한다. 나는 이 말이 공부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일들에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배우고 익혀왔던 여러가지 것들이 한꺼번에 이해되면서 하나로 연결되는 그 신기한 기분. 그리고 어제까지는 잘 안되던 것들이 오늘은 똑같은 방법으로 하는데도 성공하는 그 경험을 많이 해봐야 한다.
문제는 이 기분을 경험하기까지의 과정이 보통은 길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이 이 단계까지 오지 못한다. 예전에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도 읽었는데, 금이나 다이아몬드 채굴이 유행이었던 미국 서부의 금광시대에 살았던 광부들 대부분이 보석을 채굴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후에 그들이 포기한 지점부터 다시 채굴을 시작하면 정말 몇일도 안되서 보석이 나온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어느정도는 걸러들어야하겠지만, 완전히 틀린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도에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는 것은 정말로 힘들고 어려운 순간이 찾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 단계를 극복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쉽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우리는 내리막길만 남은 산 꼭대기를 눈 앞에 남겨둔 등산가의 상황과 비슷하다. 정상이 눈 앞에 있지만 이미 여기까지 온다고 너무 에너지를 많이 써버린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계단식 상승의 기분을 경험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도전하는 것이 훨씬 덜 부담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자신의 경험치 속에는 지금 이 순간이 계단식 상승을 위한 과정일 뿐이라는 믿음이 들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은 좀 더 현실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하다.
1년에 수천명의 박사학위, 각종 전문직, 고위공무원이 탄생한다. 그들의 자격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모두가 노력없이 재능만으로 자격을 획득했다고 생각하기엔 그 숫자가 너무 많다. 천재가 그리 흔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다들 알게 모르게 무수히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이고, 그 노력 과정에서 계단식 상승의 기분을 경험하면서 버티고 버텨 정상까지 올라간 것이다. 그걸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 너무 겁먹지 말자. 다 똑같이 먹고싶은 거 많고 자도자도 졸린 평범한 사람들이다. 단지 조금 더 잘 참고 해야할 일에 집중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