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을 담는 곳/하루 한 번의 글쓰기

남들보단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이소하 2020. 5. 1. 08:24

이런 풍경은 언제나 볼 수 있지 않는 것처럼

 

 사람에게 없어도 좋았을 감정이 뭐가 있을까, 뻔한 것 말고 의외의 것을 생각해보려 한다. 여러가지가 있을 터지만, 나는 '조급함'을 이야기하려 한다. 사람이 모든 일을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차분하게, 천천히, 그러나 매일매일 집중해서 꾸준하게 해나간다면, 이루지 못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온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에 동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삶에서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느긋하게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어도,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보다 훨씬 앞서나가는 것을 지켜보다보면, 그 때 느끼게 되는 뒤처진다는 감정이 나로 하여금 조급함을 느끼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다. 느긋하게 산다는 것은 열심히 살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말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열심'히 산다는 것은 하루하루를 아주 치열한 자세로,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 절실함과 간절함을 마음에 품은 채, 오로지 목표 하나만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점에서 볼 때 앞서 말한 느긋한 자세로 꾸준하게 해나간다는 것은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과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여기까지 정리를 하고, 앞으로 몇 가지를 더 생각해보는 선에서 글을 마무리할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더 생각해봐야 하는가, 그것은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가', '조급함을 버리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하는가'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런 마을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왜 열심히 살아야하는가? 이것에 대한 답을 내릴 때, 자신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현실로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산다면 나는 그것이 좋은 일이며,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에게 느긋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 열심히 사는 것보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귀뜸이 필요한 사람들은 다른 데 있다. 그것은 '남들보다' 잘나지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뒤처짐에 대한 불안감과, 남을 꺾고 내가 그것을 뛰어넘는 경지에 올라야만 그것이 성공이고 승리이자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이다. 그렇기에 언제나 조급해진다. 지금의 내가 남들보다 뛰어나지 못하다는 것에 조급해지고,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에 더 불안해지고, 눈 앞의 사람보다 눈에 보이지 않은 사람들 중에서 나보다 잘난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인식했을 때, 그 모든 이들을 뛰어넘을려면 끝도 없는 노력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다시 불안해지고 조급해지는 것이다.

 

 느긋함과 여유를 가지되, 매일매일 꾸준하게 해나가는 것은 이런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신의 자세다. 내가 존경하는 모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듯,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도 훌륭한 삶이다'라는 것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이 말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말을 몸에 익히는 가운데, 하나만 더 이해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것은 제목에서 적었듯, 내가 뭔가를 함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오래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일찍 인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말은 동시에 다른 분야에 있어서는 내가 남들보다 훨씬 빨리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서, 사람마다 이루어내는 속도에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 너무나도 당연한 것인데, 그것에 대해 불안감과 뒤처짐을 느끼는 것은 본인에게도 결코 이로울 것이 없다. 받아들이되, 시간의 길고 짧음에 마음을 쓰기 보다는, 내가 결국 그것을 해낼 수 있는가, 그것에 목표와 가치를 두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마음이 편안해진 상태로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될 것이다.

 

20.5.1.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