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혼자 보내는 시간은 삶에서 필요하다.
인간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감정이 외로움이며, 동시에 가장 성장시키는 감정도 외로움이다. 힘든 일을 극복하면 성장했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한다면,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외로움을 마냥 피해야할 것, 떨쳐내야하는 것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쓴 약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자.
외롭다는 감정은 비단 혼자 있을 때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 군중 속에서도 고독함과 외로움은 불현듯 찾아온다. 결국 자신의 마음에 따라 외로움은 생기는 것이다. 반대로 혼자 있다고 해서 반드시 외로워지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많이 만난다고 외롭지 않게 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외로움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자기 자신을 제대로 마주하기 위해선 역시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가만 히 조용한 방에 홀로 누워있어보자. 그리고 눈을 감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에 들어오고 나오고를 반복한다. 지금 나는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나를 힘들게 하는 감정이 무엇인지 언어로 표현해보려고 시도하자.
이 과정을 여러번 반복할수록 자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마음의 무게를 보다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더 좋은 방법은 글로 적어두는 것이다. 남에게 보여줄 필요가 없는 글이다. 고백하자면 나도 공개된 공간에 쓰는 글 외에 일기장처럼 적는 글이 있다. 물론 비공개로 쓰고 있다. 그렇기에 매우 솔직하고, 정제되지 않은 글이 적혀있다. 때론 지나치게 거칠고, 과장과 오해, 비난과 과도한 사랑이 담겨있기도 하다. 적나라하게 적을수록 감춰져있던 내 마음이 더 선명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 한눈금 더 알게 되었다는 기분이 든다.
이런 일들은 역시 혼자 있을 때 집중해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되는 일도 아니고 대단히 생산적인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돈 되는 일만 하고 살아갈 수는 없다. 이미 90여년 전 찰리채플린이 만들었던 영화 모던 타임즈에서 그걸 잘 보여주고 있다. 공장의 부속품이 되어 매일을 살아갈 것인가? 사실 그렇게 사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긴 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삶에는 적당한 비효율, 무가치한 일도 필요한 것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것에 대해서 외롭다고만 생각하지 말자. 그것은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시간이다.
20.8.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