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수리하며
집의 컴퓨터 2개가 연달아 고장났다. 1개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이미 수리점에 처분해버려 제대로 파악도 하지 못했고, 나머지 하나는 청소하다가 뭔가 고장이 났는지 작동이 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지금 약 1주일간 집에 와서 컴퓨터 수리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경험이 없다보니 하나하나 쉽지가 않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보고 떠듬떠듬 하나씩 해나갈 뿐이다. 이제 되겠다 싶으면 뭐가 또 하나 부족하고, 그걸 고치고 되던 것이 안되는 현상의 반복. 그것도 오늘 도착할 부품만 바꾸고 나면 이젠 마지막이 될 듯하다.
이 모든 과정은 번거롭고 피곤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동시에 배우는 재미도 있다. 내가 이 일을 생업으로 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 여러번 해볼 기회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얻은 지식은 생각보다 오래 남아있을 것이다. 따져보니 지금은 괴롭다기 보다는, 뭔가를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다시 위의 글을 읽어보니 너무 담담하게 적었는데 사실 짜증도 난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내 실력이 그러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배워가면서 난관을 극복해나가는 것이다. 그래도 근로활동을 시작하면서 생긴 일이라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 감당된다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겠지.
어제는 자전거를 타고 바닷가 쪽에 다녀왔다. 관광지라 그런지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다들 모여서 밥을 먹고 떠들고 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런 이면에는 누군가는 이 사태로 인해 생활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을 것이다. 재난 앞에서 벌어진 이 극단적인 모습이 낮설게 느껴진다.
오늘도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고, 나는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목요일에 또 새로운 직무를 시작하게 된다. 뭔가 새로운 일이 많이 일어날 것 같은 한 주가 될 것 같다.
20..8.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