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을 담는 곳/삶에 대한 100가지 생각(完, 20.8.7)

43. 하고 후회하기 vs 하지 않고 안심하기

이소하 2020. 7. 31. 16:29

이정도로 아름다운 강물이면, 뛰어들 생각도 해보게 된다.

 뭔가 하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하지 않으면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자신도 안다. 하지만 하지 않는다. 그리고 하지 않은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여 스스로에게 안도감을 부여한다. 이것은 자신에 대한 기만이라고 생각한다. 거의 대부분의 일들은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 하지 않은 것보다 훨씬 낫기 때문이다.

 나는 이 사실을 짝사랑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나에겐 2가지의 기억이 남아있는데, 두 가지 누군가에게 호감을 가졌던 일이다. 그런데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한 명에게는 호감을 표현했지만, 다른 한 명에게는 그런 말조차 하지 못하고 흐지부지 관계가 끝난 것이다. 호감을 표현했던 상대에게는 거절의 표현을 들었고, 나머지 한 명에게는 당연히 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다.

 거절당하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런데 내가 이 때 경험한 것은 일종의 '후련함'과 같은 것이었다. 거절의 슬픔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정말 오랫동안 나를 괴롭힌 것은 고백조차 하지 않고 연락이 끊겼던 그 상황이었다. 근 10년을 잊어버리지 못했다. 누군가와 좋은 인연이 생길 것 같으면 항상 고백하지 못했던 그 사람이 생각이 나는 것이었다.

 그 때 이해하게 된 것이 바로 오늘 말하려는 내용이다. 하지 않으면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반드시 후회하게 되며, 잊어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작 고백했다 거절당한 그분에 대해서는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아마 내 머리에서 결과를 알게되고 일종의 종결처리가 이루어진 셈이다. 비단 고백 뿐 아니라, 모든 일을 이렇게 선택하고, 실행해서 마무리를 짓겠다는 생각은 이후로도 나의 중요한 가치관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너무 망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실제 행동으로 옮긴다고 해서 대단히 후회할 것 같지만 정작 해보면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지레짐작으로 하지 않고나면 그 순간은 마음이 편할지 몰라도, 결국 그 기억이 잊혀지지 않아 아쉬움과 돌아오지 않는 시간에 대한 후회로 나의 마음에 남는 것이다. 그러니 그냥 하는 것이 좋다. 하고 후회하자. 그리고 훌훌 털고 잊어버리자. 또 다른 일을 하자! 이러면 인생에 재미가 생긴다.

20.7.31.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