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을 담는 곳/삶에 대한 100가지 생각(完, 20.8.7)

40. 자존감과 자기애를 구분하는 기준(1/3)

이소하 2020. 7. 31. 08:39

자존감 가득한 사람과 자기애만 있는 사람, 누가 세상에 이로운 인간일까

 어제는 자기애에 대한 글을 적었다. 오늘은 우리가 자기애라는 것을 생각할 때 반드시 구분해서 생각해야하는 개념인 자존감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려고 한다. 결론부터 미리 말하고 싶다. 자기애와 자존감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얼핏 비슷해 보인다고 해서 그걸 동일하게 생각해버리면, 오만과 편견 가득한 이기적인 사람밖에 안된다.

 두 개념을 구분하는 방법은 매우 많지만, 이게 또 칼로 양분하듯이 딱 맞게 갈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기준을 명확하게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자존감과 자기애를 구분하는 기준은 3가지다. 그것은 각각

[타인에 대한 존중] /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 / [여유와 긍정감] 이다.

이게 무슨 말이지? 싶을 수 있다. 내 생각이 절대적인 정답은 아니겠지만, 일단 내 이야기를 들어보고,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타인에 대한 존중]

 자기애와 자존감을 구분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준이다. 누구나 다른 사람의 삶을 부러워할 수 있다. 실제로 누군가 나보다 잘 사는 것 같고 걱정없이 행복하게 하루하루 보낸다는 기분이 들면, 그것에 대해 부러워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두 감정을 구분하는 것은 부러움을 느낀 다음에 일어나는 생각에서 나타난다. 

 자기애가 강한 사람은 나보다 잘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의 인생과 자신의 인생을 '비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여기서 자기애가 강할수록 다른 사람의 인생에서 흠집을 찾아내려고 한다. 그 사람의 인생에서 단점을 찾아내서 상대적으로 자신의 삶이 더 나아보이려고 정신적 승리를 하려는 것이다. 가령 취업이 안된 사람이 취직해서 열심히 사는 친구의 고생담을 들었을 때, 위로해주기는 커녕 "저 봐, 힘들게 취업해서 또 고생하고 있네. 나는 저렇게 고생하지 않으려고 좋은 직장 들어가기 위해 취업준비가 길어지는 것이니 내 삶이 잘못된 것은 없어" 이런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즉, 모든 이야기의 결론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삶은 남들보다 괜찮다"로 맺음이 되는 것이다.

 자존감이 강한 사람은 다르다. 그런 사람들도 다른 사람의 인생에서 부러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와 부럽다!"의 다음이 핵심인데, 자존감이 강한 사람들은 "나도 저 사람처럼 살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한 번 저분에게 물어봐서 도움을 조언을 들어보자" "저 분이 해주시는 말에는 분명 나에게 도움되는 점이 있을 거야, 한 번 믿고 따라해서 내것으로 만들자"  이렇게 생각이 흘러가는 것이다. 자기애와 다른 점은 '지금'내 삶을 무조건 남보다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내 삶을 더 괜찮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래의 내 삶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선 다른 사람의 조언을 들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생각은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이처럼 [다른 사람을 얼마나 존중하는지]라는 기준을 가지고 상대방과 대화를 해보면, 그 사람이 자기애가 강한 것인지, 아니면 자존감이 강한지를 파악할 수 있다. 좀 더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술도 있는데, 그것은 몇 가지 제안을 해보면 알 수 있다. 가령 내가 괜찮게 보았던 영화나 소설 등을 추천해보는 것이다. 자기애가 강한 사람은 그 자리에선 한번 볼께~라고 말을 하더라도 자기가 흥미가 없으면 절대 보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자존감이 강한 사람은 자신에게 마음을 써서 상대방이 추천해준 것들은 반드시 시간을 내서 보거나 알아보려고 한다. 그리고 다음에 만났을 때 자신의 감상을 전해주려고 할 것이다. 내가 이걸 기술이라고 언급한 이유는,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이런 심리를 기술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생각도 든다. 사실 예의범절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죽지 않기 위해 가면을 쓰고 행동한 것과 다를 바 없는데, 이정도 기술이나마 차라리 쓰는 것이 자기애만 강한 것보다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말이다.

 글이 길어질 수밖에 없어, 글을 나눠서 작성하려고 한다.

20.7.31.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