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에 대하여
외로움은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사전에는 혼자가 되어 느끼게 되는 쓸쓸함이라고 되어있지만, 이런 문장으로 개인이 느끼는 외로움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근자에 내가 느끼는 감정은 분명 외로움일 것이다. 그런 생각이 너무나 확실하게 드는 까닭에, 나는 잘 알지도 못하는 이 외로움이란 감정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한다.
외로움을 느끼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은 '홀로 남겨짐'이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여기서 홀로 남겨짐이라는 의믜를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문자 그대로 이해하게 되면 다른 사람과의 교류없이 물리적으로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가지기 쉽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타인과 교류를 하면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 외로움이라는 것이 단순히 다른 사람들과 더 많이 만나고, 소통한다고 해서 온전히 해소되는 감정은 아닐 것이다.
나는 여기서 제안한다. '홀로 남겨짐'보다는 '뒤쳐짐, 나만 동떨어져 있는 기분'을 느끼는 것이 외로움을 설명하는 데 더 적절한 표현이라는 것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 또한 여러가지로 예를 들어 설명이 가능하다. 가령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 갔는데 왠지 시끌벅적하지만 나만 남겨진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대화에 전혀 어울리지 못하거나, 나를 바라봐주는 사람이 없고,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이 때도 사람은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동시에 분노 등의 감정의 요동침도 경험하게 될 수 있다. 그래서 외로움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는다면, 엉뚱하게 사람을 많이 만나면 나아지겠지 같은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결과로 외로움이 해소되기는 커녕 더 불쾌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수 있다.
보다 내면적인 시각에서 외로움을 이해해보자면, 이는 내가 남들과 '비교'할 때 제대로 살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이 지점이 최근 내가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일 것이다. 평범한 것들, 남들이 다들 기본적으로 누리고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내가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게 되면, 그 때부터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못난 사람, 뭔가 덜떨어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래서 계속 자기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가게 되며 동시에 외로움은 더욱 커져만 간다.
해결 방법이 있을까?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고, 사람마다 증세가 다르기에, 만능통치약 같은 것은 없다. 하지만 종합영양제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적당한'효능은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지는 것처럼, 외로움에 대해서도 몇 가지 종합영양제 같은 치료법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뭔가를 한다'는 것이 된다. 취업을 못한 것 때문에 외로움을 느낀다면 각고의 노력을 더해서 취업부터 하자. 그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일단 취업을 하고, 그 자리에서 더 가고 싶은 곳의 취업을 위해 노력하자' 이 말을 하고 싶다. 원하는 곳에 취업할 때까지 취업준비의 삶을 계속해나가면, 자신의 마음을 계속해서 상처입히는 길이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소통이다. 자신의 존재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봐준다는 생각이 들게끔 소통을 이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소통을 위해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쓸 필요가 없다. 나의 경우, 매일 독서실을 가는 입장인지라 늘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내가 먼저 가서 인사를 거는 것이다. 인사 정도 한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진 않으니까 말이다. 물론 반응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에 상처받을 필요는 없다. 정중하게 인사를 한 것에 대해 싸늘한 반응으로 돌아왔다는 것은, 그 사람역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마음에 여유가 없는 상황이거나, 아니면 원래 무례한 사람일 뿐이다. 그러니 거기에 대해서 깊게 고민할 가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소통의 길을 조금씩 내어가다보면, 마음의 불안감과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하지만 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글을 적는 것은 '내가 해봤는데 이 방법이 제일 좋았어'라는 성공담이 아니라, 앞으로 이런 식으로 한 번 살아보려고 합니다. 같은 일종의 선언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다 떠나서, 요즘 내가 진짜 외롭긴 한가보다라는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사는 것이 참. 쉽지가 않다.
20.4.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