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하 2020. 7. 24. 20:13

내가 할 줄 알게되는 것, 즐기는 것들이 쌓여가는 것이 좋은 인생이다.

 제목의 말은 김우창 선생님이 하신 말이다. 레퍼토리란 악기의 연주자들이 연주할 수 있는 곡의 목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인생의 레퍼토리란 자신이 삶을 살아가며 연주자들처럼 언제든지 선보일 수 있고, 자신도 즐길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굉장히 중요한 통찰이 담겨있는 문장이다. 우리는 대부분의 삶을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을 하기 위해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회사의 월급이 아니었으면 엑셀과 보고서 작성 방법같은 것을 잘하고 싶었던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로 내 인생의 레퍼토리를  채워나가는 것은 너무나 아쉽다. 시간은 유한하기 때문일 것이다.

 레퍼토리는 다양한 것들로  채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음악,영화,독서, 그리고 자신이 갈고닦은 재주들 등등 자신의 관심과 흥미에 따라 가장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나가면, 그 인생은 만족스럽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한 가지 권장하고 싶은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잘 하는 것'으로 채워간다는 것이다.

 잘 하기 위해선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단순하게 약간의 시간을 투자해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닌, 정말로 자신이 좋아한다는 그 감정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환산되어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가령 자신이 좋아하는 피아노 연주곡이 있다면, 그 곡을 직접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갖추어, 자신만의 재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자신만의 레퍼토리를 20개정도 채워간다면, 그 자체로 상당히 개성있고 매력적인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영화에 있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감독의 필모그래피에 대한 자신만의 평론, 감독의 철학에 대한 연구와 특징을 아주 샅샅히 공부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자신의 레퍼토리를 채워가는 삶을 살아간다면, 그 자체로 자신만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20.7.24.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