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하 2020. 7. 23. 19:00

설명이 필요한가? 그냥 바라만 봐도 좋다.

 말을 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에 비해, 말을 많이 해서 생기는 문제가 훨씬 많다고 믿고 있다.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그 떄 그냥 가만히 있을 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아, 그 때 그 말을 했어야 했는데'라고 생각할 때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결론은 그래서 단순하다. '말을 줄이는 것'

 사람은 다들 자기 삶에 관심이 많다. 다른 사람의 인생에 관심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부차적인 것이다. 그래서 내가 아무리 나를 친절하고 자세하게 말로 표현해도, 다른 사람의 입장에선 길가의 차량이 내뿜는 소음과 별로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하자. 과장이 심한 것 같아도, 그만큼 우리가 하는 말이라는 것이 쓸데없는 말인 경우가 많다.

 나는 차라리 이런 상황을 반대로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도 다른 사람도 같은 사람이기에, 상대방도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이다. 그러니 상대방으로 하여금 말을 실컷 할 수 있게 자리를 깔아주는 것이다. 더해서 내가 지금 당신의 말을 아주 집중해서 들어주고 있다는 것을 상대가 인지할 수 있도록 해주면 더 좋다.

 물론 이런 것은 연기로 가능하지 않다. 실제로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여 집중해서 들어야 가능하다. 그러면 그 자체만으로도 상대방은 자신이 한 명의 인격체로서 존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에게 인정을 받는데서 느끼는 감정은 부정적일 수가 없다. 게다가 나를 인정해주는 다른 사람은 만나기가 굉장히 어렵다. 우리가 그걸 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더 잘하려고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것을 넘어서 칭찬과 좋은 말을 해주려고 의욕을 내는 경우가 있다. 나는 권하고 싶지 않다. 그 자체도 '상대를 칭찬해주는 나 자신'을 뽐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것도 내가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일관되게 '들어주는 것'에 더 신경을 쓰라고 말하고 싶다.

 해보면 결코 쉽지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차라리 상대방에게 무관심해서, 그냥 나는 할 말이 없으니 너가 하는 말이나 들어보련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들어주기를 실천하는 더 나은 방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 말이다. 그래도 할 수만 있다면, '잘 들어주기'와 '상대가 즐겁게 말을 할 수 있도록 질문해주기'를 실천할 수만 있다면

인간관계에 대해서 더 할 것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20.7.23.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