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을 담는 곳/하루 한 번의 글쓰기

강자는 생각이 없다. 약자는 생각만 많다.

이소하 2020. 7. 5. 08:28

무슨 생각이 드는가? 아무 생각도 안든다면 그것도 정상이다!

 

 제목의 말은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했던 말이다. 니체는 생에 동안 많은 글을 썼지만, 핵심적인 사상을 간결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 될 수 있다!'도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표현하면 철학하는 내 지인이 반대의견을 표현할 것 같다. 그만큼 철학사상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자세한 사정은 차지하더라도, 나는 요즘의 시대에 니체가 다시금 부각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들에게 중요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미리 말을 하자면, 자존감이 강하다는 것은 타인을 무시하거나 오만하게 살아가도 된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사실 타인과의 관계는 생각할 이유도 없다. 오로지 자신의 생각을 현실에서 실천하는 힘! 그것만이 우리의 자존감을 끌어올려줄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믿음이 생겼을 때, 두려워하지 말고 행동으로 그 생각을 옮길 수 있어야 한다. 일단 행동하기로 결정하였다면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결과에 대한 걱정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마저도 가볍게  넘길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니체를 읽고 내가 생각한 '강자'의 모습이다.

 반대로 말해서, 우리는 너무나 생각이 많다. 바둑에서도 장고(長考) 끝에 악수를 둔다는 말이 있다.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차라리 가벼운 마음으로 우선 생각을 실천해보는 것이 좋다. 일단 해보면, 그 행동을 통해 우리는 경험이 쌓이고, 작은 결과나마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 결과를 가지고 다시 다른 방법으로 실천해본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해나가는 것이 시행착오를 겪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성공은 이러한 반복적인 시행착오를 통해 이루어진다.

홀로 걸어가는 그 길이 외로울지라도, 견뎌내보자

 

 물론 이러한 방법은 아무리 옳다 하더라도, 쉽지는 않다. 그 과정은 괴로움을 수반하고, 외롭기까지 할 수 있다. 아무리 시행착오를 겪는다는 것을 각오한다고 해도, 반복적인 실패에 사람의 마음은 위축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해서 어려움을 피하기만 한다면, 결국 우리는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던 시간은 선택과 무관하게 계속해서 흘러갈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두렵더라도, 생각이 많아지더라도 하나 기억해두었으면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내 생각만으로 삶이 바뀌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생각이 실천으로 현실에 드러났을 때, 그 때 비로소 삶은 조금씩 변한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인데 이걸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확신하는 것은 오늘 이 시간에도 전세계를 뒤흔들 멋진 생각이 누군가의 머리에 떠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생각에서 행동으로 옮기지 않기에, 세상을 뒤바꿀 그 생각은 이내 망각의 강에 흘려져 떠내려갔을 것이다. 그 사이에, 앞서 언급한 생각보다는 덜 참신하고, 투박해보였지만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마침내 현실에 드러난 어떤 아이디어는, 조금씩이나마 세상을 바꾸고 있다. 그게 엄연한 사실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나는 오늘을 마지막으로 평일에 독서실에 오는 것은 마무리가 된다.(물론 오늘은 주말이다) 내일부터는 대학에서 주관하는 데이터분석 교육을 수강하러 가야하기 때문이다. 졸업한지 5년이 넘은 상황에서 다시 학교에 가서 교육을 받는다는 선택을 하는 것이 사실 쉽지는 않았다.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하자면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뭐라도 해야, 기회가 있다면 뭐든지 해야 내 삶이 조금이라도 바뀐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고민이 생겨 행동을 주저할 때마다 니체를 떠올린다. 그러면 머릿속에서 니체가 내 어깨에 손을 대며 이렇게 말을 건네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냥 해, 뭐가 그리 고민이 많아? 일단 해보면 별 것 아니란 걸 알 수 있게 될거야"

그래서 나는 한다. 별 생각 없이 한다. 꾸준하게.

 

20.7.5.일